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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장 11월 중순 넘어 해달라"…가을배추도 비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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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6회 작성일 24-10-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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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배추가 포기당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배추, 무, 상추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폭등하며 채소류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1.5% 상승했다. 뉴시스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배추가 포기당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배추, 무, 상추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폭등하며 채소류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1.5% 상승했다. 뉴시스

" “여름철 내내 폭염과 폭우가 계속된 탓에 ‘금金배추’ 10포기 중 1~2포기를 또 버려야 할 판입니다.” "
지난 9일 오전 국내 최대 가을·겨울배추 산지인 전남 해남군 산이면 한 배추밭. 밭고랑을 가득 메운 배추 사이에 미처 크지 못한 작은 배추가 눈에 띄었다. 올해 잦은 비와 폭염 탓에 수확이 임박한 배추도 생육이 부진했다. 해남군은 전국 가을과 겨울배추 재배 면적의 15~16%, 60~65%를 차지하는 배추 산지다.

농민 김효수67·해남군씨는 “추석 전부터 영양제를 공급하고 웃거름도 줬지만 10% 이상은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옆 농가에서는 지난달 폭우 때 배추밭이 침수돼 밭을 전부 갈아엎을 정도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금배추’ 214㏊ 폐기…가을배추도 ‘비상’
전남 해남군 산이면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폭우 피해를 본 배추를 살리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해남군 산이면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폭우 피해를 본 배추를 살리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배춧값 급등 현상이 가을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가을·겨울배추 산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월 말부터 심은 폭염 등으로 모종이 고사하거나 생육 부진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해남군에 따르면 올해 해남지역 배추 재배면적 4299㏊ 중 14%에서 생육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달 20~21일 집중호우 당시 배추밭 611㏊에서 유실·매몰 피해가 발생한 여파가 컸다. 해남군 관계자는 “생육이 부진한 배추밭 가운데 일부는 영양제를 줘가며 살려냈지만, 재배면적의 5%214㏊ 정도는 회복이 불가능해 모두 폐기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가을배추 출하로 가격 안정”
지난 9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 한 배추밭에서 농민 김효수67씨가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미처 크지 못한 작은 배추를 가리키고 있다. 황희규 기자

지난 9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 한 배추밭에서 농민 김효수67씨가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미처 크지 못한 작은 배추를 가리키고 있다. 황희규 기자

배추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전국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8758원으로 1년 전6937원보다 26.2% 올랐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배추 1포기당 소매가가 9963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1년 전6193원보다 60.8% 급등한 것이어서 ‘금배추’ 논란을 빚었다. 당시 서울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배추 한 포기가 2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마트 40% 할인’ 종료…“또 1만원 넘을 것”
지난 9월 26일 오후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한 배추밭이 수해로 인해 망가져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26일 오후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한 배추밭이 수해로 인해 망가져있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순 이후 배추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 제천과 단양 등을 시작으로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달 하순에는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 등을 거쳐 다음달부터는 해남산 배추가 본격 출하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가을배추 생산량은 114만2000t~117만2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배춧값이 포기당 1만 원대로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을배추 조기 출하량이 정부 예측을 밑돌 수 있는 데다 지난 9일부터는 대형마트가 배춧값 할인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29일부터 대형마트들과 함께 배춧값을 각각 20%씩, 최대 40%를 할인해줬다.


농가 “11월 중순 이후 김장해달라”
지난 9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 한 배추밭에서 농민 김효수67씨가 밭에 비료를 뿌리고 있다. 황희규 기자

지난 9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 한 배추밭에서 농민 김효수67씨가 밭에 비료를 뿌리고 있다. 황희규 기자

배춧값이 내리지 않자 농가는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이 늘어날까 봐 긴장하고 있다. 해남군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올해 김장은 예년보다 7∼10일 정도 늦게 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올해 합리적인 가격에 김장하기 위해선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될 11월 중순 이후에 하는 게 좋다는 취지다.

농가는 중국산 배추 수입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말 중국산 배추 16t을 긴급 수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총 1100t을 들여올 방침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올해 가을·겨울배추 작황이 좋은 만큼 배추 수입이 계속되면 이번에는 산지 배춧값이 급락할 우려가 있다”며 “산지 농가는 중국산 배추 수입이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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