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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 여친 vs 전 남친 반려견 소송…기른 정 대법서 인정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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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4-08-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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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사건 어떻게 됐더라?” 할 때 정작 결말을 모르는 경우가 있지 않으셨나요? 사건은 ‘수사기관의 수사나 당사자의 소 제기’로 시작되지만, 결국 ‘법원의 판결’로서 끝이 납니다. 사건의 시작과 끝 사이, 법정에선 치열한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벌어지고 이 내용이 판결문에 기록됩니다. 법정의 가장 앞자리, 1열에서 사건의 디테일과 결말을 전해드립니다.

[단독] ‘해직교사 특채’ 조희연 “직권남용 위헌성 가려달라” 위헌 심판 신청




반려견을 분양받은 전여친 VS 맡아 기른 전남친의 어머니. 애매한 두 사람 사이에 낀 ‘골든리트리버’의 소유권은 누구한테 있을까.

다른 사람의 반려견을 맡아 수년간 키웠더라도 최초 분양자가 소유권 포기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면 반려견 소유권은 최초 분양자에게 있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 씨가 아들의 전 여자 친구를 상대로 ‘무단으로 데려간 반려견을 돌려달라’며 낸 유체동산인도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14일 확정했다.

A 씨의 아들과 교제하던 B 씨는 2017년 8월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를 반려견으로 분양받았다. 하지만 B 씨는 분양 12일 만에 A 씨에게 20일 동안 맡기는 등 3년여간 수시로 반려견을 맡겼다. 2020년 8월 B 씨가 “이사를 하게 돼 반려동물을 키우기 곤란하다”고 하자 A 씨는 본격적으로 반려견을 맡아 키우게 됐다.

문제는 A 씨의 아들과 B 씨가 결별하면서 불거졌다. B 씨는 지난해 2월 A 씨가 집을 비운 사이 반려견을 데려갔고, A 씨는 B 씨가 무단으로 반려견을 탈취해 갔다며 소송을 냈다.

반려견에 대한 ‘기른 정’을 두고 1,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반려동물은 보통의 물건과 달리 그 관리자와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바, 이를 권리관계에 고려해야 한다”며 “B 씨가 A 씨에게 반려견을 돌려주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제가 끝났다는 이유로 동물을 데려가면서 30개월 동안 유지·강화된 유대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괴한 점 등을 종합하면 B 씨는 A 씨에게 동물을 증여했거나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A 씨가 약 30개월간 반려견을 키우며 사육비용 대부분을 부담했고, 동물등록증상의 소유자가 A 씨의 아들로 되어 있는 점 등도 고려됐다.

닷컴/강아지 자료 사진



그러나 2심 재판부는 “B 씨가 명시적으로 A 씨에게 증여하겠다거나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행위나 의사표시에 대한 ‘해석’으로 증여 또는 권리 포기를 인정하려면 이때 해석은 엄격해야 한다”며 장기간 반려견을 맡기고 사육비를 내지 않은 것만으론 B 씨가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 씨 역시 반려견을 보기 위해 A 씨의 집에 방문하고, 전 남자친구에게 사진을 전달받는 등 반려견의 상태를 수차례 살폈다는 점도 B 씨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인정됐다. 동물등록에 대해서는 “그 등록은 동물 보호와 유실·유기 방지, 공중위생상의 위해방지 등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소유권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판단은 동물을 물건이나 재산으로 다루는 현행 법을 충실히 해석한 판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민법과 민사집행법 등이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른 정’ 등을 고려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2021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해 동물 그 자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을 정부 발의하기도 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해당 법안에 대해 당시 법원행정처는 “동물의 비물건성을 선언하는 것은 기존 권리 객체 개념의 패러다임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법학계 등의 충분한 의견 수렴 및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사실상의 반대인 ‘신중 검토’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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