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급 10만원, 당일 정산" 부업하려다…대포통장주 된 30세 아기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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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행위 인식 못했어도 사기방조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도 주의 요망
#정모씨30는 초등학교 3학년, 6학년 두 아이 엄마이자 주부다. 아이를 키우고 나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외벌이하는 남편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부업을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다음날 정씨에 대한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정씨가 지난 5일 본 광고는 당일정산 간단한 문구 디자인이라고 업무를 소개했다. 정씨가 "어떻게 하는 거냐"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자 계정주는 "문구를 디자인하는 업무"라며 "일 10만원을 지급, 자유롭게 여유시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안내 메시지 아래에는 디자인 업무 마감 시 다른 업무로 대체 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후 6일 카카오톡에서 담당자는 자신을 최하늘이라고 소개했다. 최하늘은 문구를 디자인하는 일이 아니라 디자인된 로고를 구매하는 일을 설명했다. 정씨 계좌로 1000만원이 들어오면 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121만원, 116만원 등 각기 다른 100만원대 금액을 총 8회에 걸쳐 특정 계좌로 보내달라고 했다. 송금을 마치고 남은 금액 10만원은 정씨 몫이었다. 정씨도 사기를 의심했다. 다만 자기 돈을 내고 하는 일이 아니라 의심을 거뒀다고 한다. 정씨가 "이런 거에 사기를 한 번 당했다"고 하자 최하늘은 "혹시 돈을 낸 거냐"며 "요새 환급 사기를 많이 당하시더라. 많이들 사기랑 관련해 문의하시던데 저희는 따로 사이트에서 환급하는 절차가 없다"고 했다.
최하늘은 친절했다. 그는 오후 12시가 되자 "점심 챙겨 드시라"고 했고 설 연휴를 앞두고는 "연휴는 쉰다. 오늘 1~2건 더 챙겨드리겠다"고 했다. 페이 앱으로 돈을 보내는 절차까지 휴대폰 화면을 하나하나 갈무리해 설명했다. 날씨도 추운데 따뜻한 커피 챙겨 먹으라며 2만원을 정씨에게 보내줬다. 정씨는 당시 그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씨는 다음 날 계좌가 경찰에 신고당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13일 금융감독원에 의해 전자금융거래제한 대상자로 지정됐다. 정씨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다는 이유였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북부경찰서는 지난 7일 정씨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사용된 계좌를 영장 집행해놓은 상태"라며 "계좌 거래 내역과 계좌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차명계좌주 노릇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잇따른다. 자신도 속았지만 수사기관을 피해 신고를 접수하기도 어렵다. 불법 행위를 인식하지 못했어도 사기방조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가 많다. 만약 본인 명의로 된 통장이 사기 행위에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정씨는 물류센터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를 학교, 학원에 맡긴 뒤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정씨는 "돈 벌고 싶어서 부업을 신청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냐"며 "저도 억울하지만 제 통장에 돈 보낸 사람도 억울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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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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