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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처럼 뛴 숨진 쿠팡 기사 산재 사유…"주6 야근·마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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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10-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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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쪽 담당자가 쿠팡 퀵플렉스로 일하는 정슬기41씨에게 직접 업무지시하는 내용의 문자 메세지 갈무리. 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다 지난 5월 숨진 고 정슬기씨의 죽음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가운데, 정씨가 주 6일 고정 야간근무를 하고, 배송 마감시간에 따른 정신적 긴장 상태를 유지했던 점이 산재 인정의 구체적 사유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정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를 보면, 공단은 정씨가 숨지기 전 1주일 동안 74시간24분을 일하고 12주 평균 73시간21분 일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 4주 동안 평균 64시간을 넘는 경우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한 것으로 판단하는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공단은 또 “주 6일 고정 야간 근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되는 점,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 배송 마감시간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 상태로 업무상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업무상 질병 판정의 가중요인으로 봤다.




공단은 판정서에서 “이런 업무적 요인이 심장 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미쳐 고인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돼 고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참석 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6월 5월28일 오후 6시10분께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이에 배우자 등 유족은 정씨의 죽음이 쿠팡에서 이뤄진 장시간·야간 노동에서 비롯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장의비와 유족급여를 청구했고 공단은 지난 10일 이를 인정했다.



그동안 정씨의 죽음이 쿠팡의 근로조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던 쿠팡씨엘에스 쪽은 10일 공단이 산재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에야 사과했다. 홍용준 쿠팡씨엘에스 대표이사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쿠팡과 관련된 업무를 하시다가 돌아가신 고인과 유가족분께 진심으로 애도의 말씀과 함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해철 의원은 “이번 판정을 통해서 고 정슬기님의 장시간 노동과 배송업무에 대한 압박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어제 국감장에서 마지못해 사과하면서도, 제2, 제3의 피해자를 방지하기 위한 클렌징 제도 폐지 등 야간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문제 해결에는 선을 그었다”고 짚었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홍용준 쿠팡CLS 대표이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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