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문 닫는 학전…"아쉬움에 눈물, 추억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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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로 대표 소극장 학전, 오는 15일 폐관
- 김광석·황정민 등 낳은 문화예술계 못자리 - 공공지원 없이 대중과 소통한 독보적인 공간 - 학전 어게인 콘서트 통해 마지막 추억 나눠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모두 다 그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김민기 학전 대표 대학로 대표 소극장 학전學田이 개관 33주년인 15일 문을 닫는다. 김민기73 대표의 건강 악화, 팬데믹 기간 누적된 경영난 등으로 내린 결정이다. 학전은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처럼 한국 문화예술계에 씨앗을 뿌리고 이를 키워온 ‘못자리’였다. 고故 김광석·동물원·들국화 등 가수들은 물론, 황정민·김윤석·장현성·조승우·방은진 등 많은 배우가 학전을 통해 예술가로 성장했다. 학전과 함께 해온 예술가, 관객이 학전의 폐관을 앞두고 추억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콘서트·뮤지컬·어린이공연으로 문화계 한 획
학전은 대학로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소극장 문화를 견인했다. 개관 초기에는 포크, 통기타 가수들의 콘서트를 주로 열었다. 당시 댄스 음악이 유행하면서 방송 출연 기회가 줄어든 가수들에게 무대를 열어준 것이다. 가수 김광석이 1995년 라이브 1000회 기념 콘서트를 연 곳도 바로 학전이었다.
무엇보다 학전은 공공 지원 없이 오로지 민간의 힘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여왔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남다르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도 끝까지 해야 한다는 김민기 대표의 신조 때문이다. 또한 학전은 90년대부터 서면 계약서, ‘러닝 개런티’ 제도 등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보장해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소연 연극평론가는 “학전은 기존 소극장이 하지 않던 콘서트·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대중과 폭넓게 만난 극장이었다”라며 “민간 소극장임에도 공공 지원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는 점에서 독보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폐관 이후 예술위가 민간 위탁 운영…“3월 중 계획 발표”
가수·배우들은 물론 관객도 학전의 추억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윤도현은 “학전에서 음악을 시작했기에 아쉬움이 많다. 리허설을 위해 극장에 들어오자마자 눈물이 흘렀다”며 “소극장 학전은 사라지지만, 이곳에서의 추억은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관객 박도은 씨는 “학전을 경험한 세대는 아니지만, 이번 공연을 보며 그 시절 학전의 공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며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가수 박학기, 장필순, 김현철, 윤종신, 한동준, 배우 김윤석, 오지혜, 황정민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 총연출을 맡은 조경식 HK엔터프로 이사는 “‘학전 어게인’이라는 공연 이름은 학전이 폐관하더라도 그 정신은 계속 이어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대학로가 90년대 라이브 공연의 메카였던 것처럼 다시 비상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전 폐관 이후 기존 공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학전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해 써달라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 명칭은 쓰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술위 관계자는 “공모를 통해 민간단체에 공연장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3월 중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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