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당한 아픔 들여다본 한강…"책을 가슴에 담고 싶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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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가 한강의 수상,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입니다. 바로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피해자들입니다. 작가 한강이 비극 속에서도 사랑을 놓지 않는 사람들로 되살려내 우리에게 돌려준 분들이기도 하죠. 이들은 "한강의 책을 내 가슴속에 다 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원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어머니는 44년 전 일을 잊지 못합니다.
[김길자/문재학 열사 어머니 : 오늘 저녁에 계엄군이 쳐들어온다고 한다, 집에 가자… 나만 살자고 가면 쓰겄냐고… 엄마, 계엄군 쳐들어와도 손 들고 나가면 학생들은 안 죽인다요…]
하지만 17살 막내 아들은 1980년 5월 어머니 곁을 떠났습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주인공 동호로 다시 태어난 문재학 열사입니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 소설 <소년이 온다> 중
[김길자/문재학 열사 어머니 :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 해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아흔 한 살 김명원 할아버지, 76년 전 제주 4·3 때 부모와 동생 둘을 모두 잃었습니다.
[김명원/제주 4.3 피해자 : 보라고, 네가 잘 보고 이야기 해주라고 이모가 말할 때마다 눈을 뜨고 억지로 봤대.]
하지만 빨갱이 폭도라고 몰릴까 말할 수 없었습니다.
[김명원/제주 4·3 피해자 : 4·3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도 못했어요. 모든 걸 새로 만들기 위해, 모든 걸 기억하는데 너무나 시간이 걸린 거 같아요.]
오래 외면당했던 비극은 한강의 소설을 통해 알려졌고, 이제는 세계인이 읽게 됐습니다.
[문미영/문재학 열사 누나 : 전 세계에 5·18을 알리게 된 거 너무 감동스럽고 작가님한테 너무 감사하고. 또, 이 책 안에 내 동생 재학이가 있다는 게…]
[김명원/제주 4·3 피해자 : 내가 이 책을 내 가슴 속에 다 담고 싶어요.]
이번 수상은 큰 위로가 됐습니다.
[영상취재 문석빈 신승규 /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자막 홍수현]
오원석 기자 oh.wonseok@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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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소년이>
작가 한강의 수상,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입니다. 바로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피해자들입니다. 작가 한강이 비극 속에서도 사랑을 놓지 않는 사람들로 되살려내 우리에게 돌려준 분들이기도 하죠. 이들은 "한강의 책을 내 가슴속에 다 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원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어머니는 44년 전 일을 잊지 못합니다.
[김길자/문재학 열사 어머니 : 오늘 저녁에 계엄군이 쳐들어온다고 한다, 집에 가자… 나만 살자고 가면 쓰겄냐고… 엄마, 계엄군 쳐들어와도 손 들고 나가면 학생들은 안 죽인다요…]
하지만 17살 막내 아들은 1980년 5월 어머니 곁을 떠났습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주인공 동호로 다시 태어난 문재학 열사입니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 소설 <소년이 온다> 중
[김길자/문재학 열사 어머니 :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 해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아흔 한 살 김명원 할아버지, 76년 전 제주 4·3 때 부모와 동생 둘을 모두 잃었습니다.
[김명원/제주 4.3 피해자 : 보라고, 네가 잘 보고 이야기 해주라고 이모가 말할 때마다 눈을 뜨고 억지로 봤대.]
하지만 빨갱이 폭도라고 몰릴까 말할 수 없었습니다.
[김명원/제주 4·3 피해자 : 4·3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도 못했어요. 모든 걸 새로 만들기 위해, 모든 걸 기억하는데 너무나 시간이 걸린 거 같아요.]
오래 외면당했던 비극은 한강의 소설을 통해 알려졌고, 이제는 세계인이 읽게 됐습니다.
[문미영/문재학 열사 누나 : 전 세계에 5·18을 알리게 된 거 너무 감동스럽고 작가님한테 너무 감사하고. 또, 이 책 안에 내 동생 재학이가 있다는 게…]
[김명원/제주 4·3 피해자 : 내가 이 책을 내 가슴 속에 다 담고 싶어요.]
이번 수상은 큰 위로가 됐습니다.
[영상취재 문석빈 신승규 /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자막 홍수현]
오원석 기자 oh.wonseok@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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