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텔 식사 좋네" 하더니 "어어어"…아내 "왜 이리 빨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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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청역 참사’ 블랙박스 분석… 가해차량, 대화하다 부주의 가능성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15명의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남대문경찰서 정용우 교통과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해 차량이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구간부터 가속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일방통행로인 세종대로 18길로 잘못 들어선 뒤 부부도 상황이 심상찮음을 인식한 듯 대화가 갑자기 끊겼다고 한다. 차씨가 당황하며 “어어어” 소리를 냈고 이후 충돌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 소리를 지르면서 “천천히 가라, 왜 이렇게 빨리 가냐”고 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씨가 일방통행로로 잘못 접어들어 역주행을 하게 되자 빠르게 빠져나가려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적으로 급발진보다는 차씨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착각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내 김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사고 원인은 기계 오작동이고 저희도 어쩔 수 없었다”며 “당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어’ 소리만 질렀는데 다 녹음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부 싸움 중 남편이 홧김에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일각의 풍문과 관련한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저희 부부는 성당에 꾸준히 나가고 착하게 살았다”고 했다. 전날 남편 차씨도 “100% 급발진”이라고 했었다. 김씨는 “거짓말이 아니다”라며 “언론에서 어떻게 보도하든 저희는 진실만 말했고 그것으로 된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었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인근 감시 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차씨 차량의 보조 브레이크등燈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브레이크가 작동하면 주主 브레이크등과 보조 브레이크등이 모두 켜진다. 다만 사고 시각오후 9시 26분이 야간이라 후미 등이 상시 점등되어 있어 주 브레이크 등의 작동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아 경찰은 차량 뒷유리 위쪽 보조 브레이크등 점등 여부를 파악했다고 한다. 결국 ‘페달 착각’ 가능성과 이어지는 단서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G80과 피해 차량인 BMW, 쏘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사고 현장 감시 카메라 영상 등 자료 6점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정 의뢰를 한 상태다. ◇핵심 단서 스키드마크를 기름 자국과 헷갈린 경찰 서울 남대문서는 3일 오후 2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사고 지점BMW·쏘나타 충돌, 마지막 정지 지점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 스키드 마크를 확인했다”고 했다. 회견 종료 30여분 뒤인 3시 5분, 스키드마크가 아니라 기름 자국이었다고 번복 입장을 냈다. 4시 45분 정용우 과장은 다시 회견을 열고 “사고 당일 현장에 시커먼 자국이 있어 스키드 마크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여러 가지가 혼재돼 있었고, 채증 과정에서 부동액, 엔진오일 냉각수 등 흔적과 스키드 마크를 헷갈렸다”고 했다. 이어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스키드 마크는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도로 표면에 생기는 타이어 흔적이다.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증거로, 이번 참사의 쟁점인 급발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중대 단서다. 서울청 관계자는 “기름 자국임을 추후에 확인했음에도 최초 스키드 마크였다는 잔념殘念이 있는 상태에서 긴장해서 말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은 “9명이 숨진 사고 조사가 장난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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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강우석 기자 butbeautiful@chosun.com 서보범 기자 broad@chosun.com 고유찬 기자 originality@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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