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 자리 양보? 나도 힘들어"…임산부석 앉은 청년 칼거절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임산부에 자리 양보? 나도 힘들어"…임산부석 앉은 청년 칼거절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129회 작성일 24-10-10 15:47

본문

19번째 임산부의 날…2030 임신 초기 여성, 외관상 구분 어려워 배려 못받는 경우 많아

본문이미지
10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의 임산부배려석에 앉아 있는 중년여성사진 왼쪽. 이날 오전 서울지하철2호선 신도림역을 지나는 전동차안에 한 남성이 임산부배려석에 앉아있다.사진 오른쪽 /사진=독자제공
#27주차 임산부 직장인 차모씨28는 최근 퇴근길 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중년 여성한테 "출입문 옆으로 가 있어라"는 말을 들었다. 차씨가 일반 좌석에 앉아있던 남성의 자리 양보를 "곧 내려서 괜찮다"며 사양하자 핀잔을 준 것. 차씨는 "출퇴근 지하철에선 앉아서 갈 일이 거의 없다"며 "임산부 배려석 근처로만 가면 눈길을 피하거나 일부러 모른체 하는 승객도 많다"고 말했다.

임산부를 위한 빈 임산부 배려석은 없다. 대중교통에 임산부 배려석이 생긴지 10년이 넘었지만 출퇴근길엔 다른 이들의 차지다.

임산부의 날인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 여의도~고속터미널 구간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승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고속터미널역을 지날 쯤 기자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던 한 60대 여성에게 이곳이 임산부 배려석인 것을 아나라고 묻자 그는 "아이고, 미안하다"며 "평소엔 임산부가 오면 비켜줄 생각으로 앉아 있기도 했는데 오늘은 배려석인지도 모르고 앉았다"고 했다.
본문이미지
10일 오전 서울지하철 9호선을 타고 출근하고 있는 이슬이씨. 이씨는 가방에 임산부 배지를 달고 다니지만 자리를 양보 받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사진=정세진 기자
임산부들은 티가 잘 안나는 임신 초기에 배려석에 앉는게 더 어렵다고 했다.


임신 6개월 차 이슬이씨34는 9호선을 타고 서울 당산에서 경기 판교까지 출퇴근한다. 이씨는 "임산부 배려석에 누가 앉아 있으면 부담스러울까봐 임산부 배지도 숨긴다"며 "임산부 배려석 쪽에 서 있으면 어떤 어르신은 당신 임산부냐고 묻기도 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출산을 앞둔 차씨는 "주말에 남편과 지하철을 탔는데 축구 유니폼을 입은 한 남학생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었다"며 "남편이 죄송한데 아내가 임신 중이라 자리를 좀 비켜줄 수 있겠냐고 묻자 그 학생이 운동해서 힘들다. 죄송하다며 자리를 비키지 않았다"고 했다.

약 3달 전 딸을 출산한 정모씨33는 "임신기간에 지하철에서 양보받은 적은 거의 없고 스스로 찾아서 앉았다"며 "누가 앉아 있으면 굳이 민망할까봐 비켜달라고 안 하고 임산부인 티를 내지 않았다"고 했다.

버스에 비하면 지하철은 양호한 편이다. 차씨는 "버스로 사례를 넓히면 훨씬 무례한 경험이 많다"며 "한번은 저녁 8시쯤 독립문역에서 버스를 탔는데 임산부 배려석에 술에 취한 노인이 앉아서는 너 임신했냐 내가 비켜줘야 하냐 싫다며 주정을 부리기도 했다"고 했다.
본문이미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독립문 방향으로 운행하는 171번버스 임산부배려석에 한 노인이 앉아있다사진왼쪽.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을 지나 강일동 방향으로 운행하는 342번 버스에서 최근에 한 남성이 임산부배려석에 앉아 있다. 남성 앞에는 임산부 뱃지를 가방에 단 여성이 서 있다. 사진 오른쪽/사진=독자제공
대전에 사는 임신 36주차 배모씨30는 "임신하고 버스는 딱 2번 타보고 안 탄다"며 "임산부 배려석 자리를 양보 받지도 못하고 자리에 앉기도 전에 버스기사가 급하게 출발해서 이제 택시만 탄다"고 했다.

직접 차량을 운전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임산부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임신부 이모 씨39는 "어르신들이 앉아 계신 임산부 배려석에 가서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차라리 직접 운전해서 다니는 게 속이 편하다"고 했다.

임산부가 아닌 승객이 배려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민원은 서울교통공사에만 매달 400건 이상 접수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총 4668건이다.

민원이 와도 공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안내방송 외엔 없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민원인이 직접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급 사항이 아니면 안내 방송을 하는 게 최선"이라며 "법적 근거 같은 게 없어서 자리 양보를강제하기 어렵다. 민원인이 위급한 상황이라면 직접 조치를 한다"고 말했다.
본문이미지
임산부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서울 시내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 위치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매년 10월 10일인 임산부의 날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한편 이달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임산부라면 누구나 잠실수영장, 서울시립미술관 등 시립 문화·체육시설에서 이용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관련기사]
송지은♥박위 결혼식, 시크릿 중 한선화만 불참…불화설 솔솔
정해인, 다산 정약용 직계 6대손이었다…"행동 신경 쓰게 돼"
잼 윤현숙 "38㎏까지 빠져 병원행…인생 끝났구나" 좌절한 사연
엄태웅 장모상, 유동근 누나상…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아역배우 딸, 학폭 가해자 됐다…피해 학생이 사과 안 받아주면?"
"목욕탕서 짝 바꿔가며" 북한 고교생 충격의 집단 성관계…결국 칼뺐다
"임산부에 자리 양보? 나도 힘들어"…임산부석 앉은 청년 칼거절
"엄마, 우리반은 나만 한국인이래"…학교가 달라졌다
훈련병 사망 중대장, 피해 훈련병에 합의금 300만원 제시
노벨상 韓 제자가 만든 휘는 태양전지...친환경 에너지 혁신한다
"빈 방 빌려드려요"…공유숙박 집주인, 혼자 온 여자 손님 덮쳤다
기역을 기억, 디귿은 디#xfffd;#xfffd;으로…한글날 엉터리 자막 쓴 KBS
브랜드 톱5 지켰지만…세계 최고 직장 내주고 5만전자, 삼성 앞날은
1616만원→2.6만원…수소경제시대 앞당길 신소재 찾았다
무작정 코딩 독학 한 한국인, 노벨상 핵심 제1저자로 성장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 머니투데이 amp;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525
어제
2,004
최대
3,806
전체
763,024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