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람 마사지"라며 몸 주물럭…청소기 외판원의 검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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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며칠 뒤 A씨의 자취방으로 해당 업체 대리점주인 50대 남성 B씨가 주력 상품인 청소기를 들고 찾아왔다. B씨는 한창 청소를 진행하던 가운데 A씨에게 “이 청소기는 마사지 기능도 있다. 체험해보라”는 색다른 제안을 건넸다. “청소기엔 깨끗한 바람을 쏘는 에어컨 기능이 있는데, 그 바람을 쏘면서 마사지를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게 B씨 설명이었다.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던 A씨는 솔깃했고, B씨 제안대로 침대에 누워 시연을 기다렸다. 그러자 B씨는 A씨 상의를 들어 올리고 바지를 조금 내린 뒤, 청소기 바람을 쏘면서 A씨 배를 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어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A씨 엉덩이를 만졌다. 6분 남짓 동안 일어난 일이었지만, A씨에겐 불쾌감이 앞섰다. A씨는 시연 직후 189만원에 달하는 청소기를 구매한 뒤 황급히 B씨를 집 밖으로 내보냈다. 미심쩍었던 A씨는 이후 본사에 “이 청소기에 마사지 기능이 있는게 맞는지” 문의를 넣었다. 돌아온 것은 “해당 청소기에는 마사지 기능이 없다”는 본사 측 답변이었다. A씨는 곧장 청소기를 환불했고,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같은 해 12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가 이 사건 청소기를 곧바로 구입한 점 ▶A씨가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B씨 마사지 행위를 문제 삼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A씨 역시 추행이 아닌 마사지로 느낀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대법원 전경, 뉴스1 그러나 2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B씨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며 B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피해자 A씨 진술이 주요하게 인정된 결과였다. 재판부는 “A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마사지를 하는 과정에서 B씨 손이 A씨의 중요 부위를 향하는 등 전체적으로 마사지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A씨는 법정에서 이 사건 당일 청소기를 구매한 이유에 대해 ‘B씨가 이 사건 청소기 구매를 강요하기도 했고, B씨를 빨리 내보내고 싶었다’고 진술했는데 당시 A씨는 처음 만난 낯선 B씨와 자신의 집에 단둘이 있었던 상황이었는 바, 이런 진술은 납득이 간다”고 봤다. 또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B씨의 행위를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은 B씨의 말에 의해 이 사건 청소기에 마사지 기능이 있는 것으로 착각한 상황에서 B씨 행위가 부적절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즉시 판단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B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는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지난 8일 이런 원심을 확정했다. 피해자를 대리한 이지훈 변호사법률사무소 심앤이는 “1심에서 생각지 못하게 무죄가 나와 피해자의 상처가 컸다”며 “2심과 대법원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존중해 정확한 판단이 내려진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J-Hot] ▶ "여보세요?" 전화 끊어진 줄…임윤찬 웃픈 인터뷰 ▶ 전국민 분노 터져도…현대家, 27년간 축구협회장 왜 ▶ 세단 아니네?…저커버그 선택한 의외의 의전차량 ▶ 흉물이 홍보대사 됐다…대구 거대 원시인 석상 반전 ▶ 현대家 며느리 노현정 깜짝 외출…그녀가 간 곳은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지원 yoon.jiwon1@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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