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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이 오후 2시20분까지라고요?"…초1 학부모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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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2회 작성일 24-03-0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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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3월4일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의 늘봄학교 시행을 코앞에 두고, 가정통신문을 받아 본 예비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원하는 학생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과 돌봄을 제공한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촉박한 정책 일정 속에 상당수 학교가 돌봄 가능 시간, 교육 프로그램 등을 명확히 정해 학부모에게 전하지 못한 탓이다.



올해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교에 자녀가 입학하는 권영은씨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교에 들어보니, 현재까지 확정된 건 3월 셋째 주까진 오후 2시20분까지만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는 것뿐”이라며 “아침 돌봄과 저녁 8시까지 돌봄에 대한 수요 조사도 했는데, 일정 정원이 차야 반이 개설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면, 3월 한달 늘봄학교 프로그램은 오후 2시20분까지만 운영되고 그 이후엔 오후 3시10분까지 제공된다고 나온다. 저녁 돌봄 프로그램은 ‘최소 6명 이상 신청 시 개설된다’고 한다. 늘봄학교는 1명의 학생이라도 원하면 돌봄을 제공하는 게 원칙이다.



교육부는 지난 5일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1학기에는 초등학교 2741곳,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희망하는 모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수업 시간 이외에 아침·오후·저녁 돌봄과 교육늘봄 프로그램을 원하는 모든 학생에게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오후 1∼3시까지 2시간은 무료로 초1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부모 돌봄에서 국가 돌봄·교육으로 나아간다’는 게 정부가 제시한 정책 목표다.



다만 현장 사정은 정부의 공언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늘봄학교 확대 계획이 공식화된 뒤, 전국 2741개 학교가 한달 여만에 인력과 공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야 했던 촉박한 일정 탓이다. 새학기를 코앞에 뒀지만 구체적인 늘봄학교 모습조차 알 수 없어 신청이 꺼려진다는 학부모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는 학부모 이애리씨는 “지난 28일 오전에 늘봄학교 안내를 받았고 신청 기한은 29일이었다”며 “학교에 남은 아이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듣는 것인지 학습 계획에 대한 안내도 없어, 무작정 아이를 학교에 남아 있으라고 하긴 어려웠다”고 했다.



1학기 늘봄학교를 운영하지 않는 학교 부모들도 혼란을 겪었다. 자녀가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장아무개38씨는 “늘봄학교 운영 대상 학교인지 빨리 확인을 해야 대상이 아닐 경우 학원 등록을 하고 하교 후 일정을 짤 수 있다”며 “늘봄 대상이 아니란 걸 뒤늦게 확인해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피아노와 태권도 학원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정부가 교육부 누리집 등을 통해 1학기 늘봄학교 운영 초등학교를 정리해 공개한 건 지난 18일, 새 학기를 2주 앞둔 시점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교는 아침, 오후, 저녁 돌봄에 대한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개학을 한다”며 “지역에 따라 그런 여건이 안 되는 경우 개학 후 저녁 돌봄에 대한 수요조사를 받는 것 같다. 수요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저녁까지 늘봄을 제공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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