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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1년 기다렸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점집 찾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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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5회 작성일 24-08-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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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들어 무속인이 영화나 예능의 소재가 되고, 뉴스에서도 등장하고 있죠. 무속인을 찾아가 시험과 취업, 또 미래는 어떨지 묻는 20대, 30대도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왜 그런건지,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무속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바닥에 앉아 긴장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순서가 되자 옆방으로 들어가는데, 바로 무당이 있는 신당입니다.

손님의 동의를 얻어 직접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김아름이요.} 나이는요? {25살.} 아름이는 지금 무슨 공부 하고 있네? {네. 저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있는데 잘 안 돼 가지고…}]

무당이 시험 운을 점쳐봅니다.

[그나마 내년에는 시험 운이 내가 볼 때는 좀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내년에는 합격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보인다.]

내년 합격 예언을 들은 셈. 아름 씨는 드디어 편안한 표정으로 신당을 나옵니다.

[김아름/경기 용인시 : {혹시 어떻게 알고 찾아오신 건지?} 유튜브를 보고 알게 돼서 1년 전에, 작년 7월에 예약해서 오게 됐어요. {1년 전에 예약하신 거예요?} 네.]

1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이 무당을 찾은 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아름/경기 용인시 : 진로가 너무 막막하고 힘들고 답답해서 좀 이렇게 점이라도 보면 좀 마음이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무속인들은, 최근 자신들도 놀랄 정도로 20~30대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합니다.

[수인당 천무/무당 : 예전엔 부모가 와서 자식을 물어보는 것은 있어도 당사자인 20대라든지 30대라든지 젊은 친구들이 오는 것은 거의 없었어요. 근데 요즘은 거의 한 40%가 젊은 친구들이 직접 와요.]

주로 취업과 결혼, 미래에 대한 질문이 많지만, 황당한 경우도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수인당 천무/무당 : 주식이라든지 코인이라든지, 로또 번호 가르쳐 달라고. 로또 번호 내가 알면 로또 해서 내가 당첨되고 내가 잘 먹고 살지, 내가 왜 가르쳐 줍니까? 맞죠? 그런 친구들도 있고…]

태어난 날짜와 시간으로 운세를 점쳐보는 사주풀이도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사주풀이 방법을 강의해 유명해진 30대 사주풀이 전문가를 찾아가 봤습니다.

[도화도르/사주풀이 강의 유튜버 : 세 달 정도 했을 때 그래도 한 700~800명은 수강하시는 것 같아요. {최근 석 달간 700~800명?} 네.]

정말 젊은 층이 사주풀이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는게 맞는지 통계를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도화도르/사주풀이 강의 유튜버 : 시청자층이 여기 보면 이제 18세, 만 18세 그러니까 거의 20대죠. 20세부터 49세까지가 거의 한 77%로 크고요.]

30대인 기자도 취재하는 김에, 팀장의 허락을 받아 사주풀이를 해봤습니다.

[도화도르/사주풀이 강의 유튜버 : 기자님도 도화살이 2개나 있으시네요. 과거에는 도화살, 여자가 남자를 홀리는 사주라고 해서 되게 불경하게 봤는데 요즘은 인플루언서나 아니면 좀 유명한 사람, 유튜버 같은 경우는 다 사주에 저런 게 있어요.]

예상치 못한 반가운 운세도 나왔습니다.

[도화도르/사주풀이 강의 유튜버 : 사주에서 얘기하는 제일 돈이 많은 글자예요. 되게 학구적인 사주기도 하고.]

이런 오컬트 열풍을 타고 최근엔 온라인 메신저로 운세를 봐주는 업체도 많이 생겼습니다.

[윤도령/무당 : 굉장히 자극적인 주제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어그로관심를 끄는 분들은 저는 피하셨으면 좋겠다. 무속인들이 안 맞으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쏙 들어가지만 맞으면 대박이거든요.]

팍팍한 현실, 불확실한 미래.

뭐라도 기댈 곳이 필요한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유행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취업 고민과 미래 걱정 때문에 점집까지 찾는 젊은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안받기 위해서, 또는 재미 삼아 보는 건 괜찮지만 지나치게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것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홍성민]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tbc.co.kr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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