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탄핵 즉시 중단"…尹지지자들, 헌재 앞서 릴레이 삭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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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민 기성경 씨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2025.03.10/ⓒ 뉴스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가능성이 임박한 가운데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삭발식이 열렸다. 당초 삭발은 1명 만이 예정돼 있으나 현장에서 2명이 추가로 동참했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는 시민 기성경 씨가 주최하는 불법 탄핵 반대 기자회견 및 삭발식이 진행됐다.
검은 정장 차림의 기 씨는 미용사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을 먼저 가위로 싹둑 잘라내자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을 흘렸다.
그의 주위로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 40여 명은 "자유 대한민국 수호하자", "가짜 국회 해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한 노인은 이 광경을 휴대전화로 찍으며 손수건으로 두 눈가를 훔쳤다.
삭발을 마친 기씨는 성명을 통해 "오늘 고작 머리카락을 잘라냈지만, 진정 바라기는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에서 자행되는 불법 탄핵의 고리가 잘려 나가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고 상기된 얼굴로 호소했다.
이어 "헌재가 또다시 위헌적 재판 결과를 내놓는다면 오늘날 헌재는 스스로 대한민국 법치 사망을 결정한 장본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헌재는 불법 탄핵 심판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27세 이지언 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하며 삭발식에 동참하고 있다. 2025.03.10/ⓒ 뉴스1 권진영 기자
당초 기 씨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20대 이지언 씨와 정명진 씨가 삭발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삭발식은 연장됐다.
이 씨는 훌쩍이면서도 바리캉이발기을 밀어주던 이발사에게 "시원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삭발 도중 "저는 머리카락이 아까워서 우는 게 아니다. 제발 좀 깨어나라"고 말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이어진 연설에서는 "1인시위도 하고 집회도 다니느라 목이 많이 쉬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삭발뿐이라 생각해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리카락 뭐가 아까우냐. 백번 천번 자를 수 있지만 나라가 한 번 잘못되면 회복하는데 몇 년, 몇십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울부짖었다.
이 씨의 뒤를 이어 자리에 앉은 정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머리를 밀었다. 중간중간 탄핵 기각 등 구호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이런 정 씨를 엄마뻘로 보이는 50~60대 여성 집회자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정 씨는 "우리나라 법치주의가 너무나도 무너졌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잘려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잘려 나간 법치주의는 돌아오려면 수많은 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연설을 들으며 한 중년 여성은 "눈물 난다. 고맙습니다", "대통령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정명진 씨27가 윤석열 탄핵 반대 삭발식에 참여해 머리를 밀고 있다.205.03.10/ⓒ 뉴스1 권진영 기자
3명의 릴레이 삭발식이 종료된 후 이 씨, 정 씨와 나란히 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가 제대로 못 싸워줘서 여러분께 오히려 이런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삭발한 이들의 결단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삭발식을 주최한 기씨는 자른 머리카락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반려돼 탄원서만 접수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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