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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은 외부인인데…탄핵 집회에 멍드는 대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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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3-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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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지자·극우 유튜버 몰려…폭력·폭언도 난무
"외부 세력 많아 구분 어려워…충돌만 없었으면"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면서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의 이름을 내건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 등 외부인과 극우 유튜버 등이 대거 난입하면서 개강을 맞은 학생들 안전에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고려대 정문 앞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집회의 모습. /이다빈 기자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면서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의 이름을 내건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 등 외부인과 극우 유튜버 등이 대거 난입하면서 개강을 맞은 학생들 안전에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고려대 정문 앞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집회의 모습. /이다빈 기자

[더팩트ㅣ송호영·이다빈·정인지 기자]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면서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의 이름을 내건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 등 외부인과 극우 유튜버 등이 대거 난입하면서 개강을 맞은 학생들 안전에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연세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 36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문제는 집회 참가자들 중 재학생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외부인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1일 고려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윤 대통령 지지자 300여명이 대거 집결했다. 대부분 50~70대였으며, 고려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10여명에 불과했다.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는 시국선언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교내 정문 앞에서 추가로 집회를 신고하며 캠퍼스는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달 27일 건국대와 서강대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도 극우 유튜버 10여명이 눈에 띄었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배지를 달거나 어깨띠를 두른 40~50대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시국선언에 호응하며 자리를 지켰다. 재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은 10여명 뿐이었다.

지난달 28일 한국외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도 학생증을 제시한 재학생은 10여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교내 정문 앞에 모인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50~60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었다. 트럭을 몰고 온 유튜버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분수광장에 모인 탄핵 반대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취재진에게 학생증을 보여주며 재학생 인증을 하고 있다. /정인지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분수광장에 모인 탄핵 반대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취재진에게 학생증을 보여주며 재학생 인증을 하고 있다. /정인지 기자

개강 이후인 지난 6일 한성대 인근 성북천 분수광장에서 열린 한성대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도 재학생은 8명뿐이었다. 극우 유튜버를 포함해 40~60대로 추정되는 윤 대통령 지지자 30여명은 태극기 자수가 박힌 빨간색 모자를 착용하거나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모여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외부인의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 5일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와 국민의힘 갤러리에는 한성대로 와달라, 화력 지원해라, 도와주러 가자는 등 내용의 글이 10여건 게시됐다. 난 숙명여대, 동덕여대 시국선언만 기다린다는 제목으로 이화여대 한번 해봤다고 조금 노하우 생겼다. 지원 무조건 간다는 글도 있었다.

외부인들이 집회를 이유로 대학에 몰리면서 학교 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국선언이 열렸던 한 대학 관계자는 "집회 당시 감정이 조금씩 격해지면서 학생이 아닌 유튜버 간 충돌도 발생해 경찰에 신고하고 공간을 분리했다"며 "일부는 졸업생이라고 주장하는데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유튜버나 외부 세력이 너무 많아 구분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도 "정치 관련 집회는 모두 불허했지만 일부가 학교 이름을 걸고 하고 있다"며 "학생인지, 졸업생인지 아니면 외부인인지도 모르는데 왜 굳이 대학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물리적 충돌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연세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 36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문제는 집회 참가자들 중 재학생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외부인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외부인들의 캠퍼스 난입으로 탄핵 찬반 집회 참여자들 간 충돌이 발생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다빈 기자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연세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 36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문제는 집회 참가자들 중 재학생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외부인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외부인들의 캠퍼스 난입으로 탄핵 찬반 집회 참여자들 간 충돌이 발생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다빈 기자

실제로 외부인들이 캠퍼스에 난입하면서 곳곳에서 충돌도 발생했다. 학생들의 공간인 학교가 외부인들의 폭력과 폭언이 난무한 현장으로 변질된 것이다. 고려대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정문에 붙어 "빨갱이는 물러나라", "XX 넌 줘도 안 먹어" 등 과격한 발언을 내뱉었다. 일부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뛰어가며 닫혀 있는 정문을 흔드는 등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이화여대에서도 찬반 집회 참가자들이 뒤엉키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와 유튜버들은 교내로 난입해 탄핵 찬성 집회 중인 여학생의 멱살을 잡고 "너 페미냐. 나 사랑하냐" 등 성희롱적 발언을 하거나, 학생을 밀어 넘어뜨리는 등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국외대에서도 일부 극우 유튜버가 교내로 진입해 "빨갱이는 지옥으로" "X같은 X. 빨갱이는 꺼져" 등 구호를 외치고 탄핵 찬성 측과 말다툼을 벌였다.

개강 이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일제히 불편을 호소했다. 한국외대 신입생 손모 씨는 "공부하려고 대학에 왔는데, 집회로 분위기가 흐려졌다"며 "외부인들이 학교 앞에서 집회를 하면 학교 이미지도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려대 재학생 김남호21 씨는 "정치적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극단적으로 폭력 사태가 일어날까 두렵다"면서 "학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인데 외부인들의 개입으로 안전 문제도 생기고, 학생들 간 건전한 대화를 나누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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