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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약수사 외압 의혹 경무관의 거듭된 문자 "제발 한번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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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9회 작성일 24-08-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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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보도 막아달라며 백해룡 경정에 계속 연락... 조병노 "치안감 승진 마지막 기회" 문자

[박수림 기자]

[단독] 마약수사 외압 의혹 경무관의 거듭된 문자
2023년 11월 14일 조병노 경무관이 백해룡 경정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 오마이뉴스

"제발 한 번 봐주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과장님, 제가 생각이 있으니 통화하시지요."
"제가 영등포경찰서에 왔는데 퇴근하셔서 뵙지 못하고 갑니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1월, 조병노 경무관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현 수원남부경찰서장이 해당 사건을 수사한 백해룡 경정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 현 화곡지구대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일부다.

<오마이뉴스> 가 확보한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3시~7시 40분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조 경무관은 언론 보도를 막아달란 취지로 백 경정에게 "통화하자" 등의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문자 메시지에는 두 계급 높은 조 경무관이 백 경정을 만나기 위해 직접 영등포경찰서까지 찾았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결국 두 사람의 통화는 이날 한 차례 이뤄지는데, 조 경무관은 통화에서 "언론 보도에 제 이름이 안 나오게 해달라", "승진의 마지막 기회다", "살려달라" 등의 말을 했다.

직후 통화에서 "보도 안 되도록 전화해 달라"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오른쪽과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조 경무관은 당일 6분 25초 통화 동안 "기자에게 취재 관련 연락이 왔다"며 "2023년 10월 5, 14일에 통화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될 것 같다. 과장님이 기자분한테 제 이야기가 보도에 나지 않도록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이어 "제가 승진을 앞두고 있다"며 "언론 보도가 나면 이 기회마저 정말 어려울 것 같아서 정말 다급한 심정으로 전화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 경정은 "기자가 의원실 자료를 가지고 심층 취재를 하신 것 같은데, 제가 취재한 기자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제가 이야기한다고 그게 되겠느냐"며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조 경무관은 "기자에게 얘기하면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언론 보도를 하지 말라고 말해주시면 틀림없이 된다"고 했다.

특히 조 경무관은 자신이 "영등포경찰서장 출신"임을 거론하며 "인간적으로 한 번만 살려주시라", "이번에 진급하면 과장님을 위해서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경무관은 이 통화 후에도 전화를 걸었다가 통화가 이뤄지지 않자 연이어 "통화하자", "영등포경찰서에 왔는데 뵙지 못하고 간다" 등의 문자를 남겼다.

위 문자·통화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5일 <노컷뉴스> 는 두 사람의 10월 5, 14일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수사에 사실상 외압을 넣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 경무관은 관세청 국정감사를 일주일 앞둔 10월 5일 백 경정과의 첫 통화에서 "마약 사건에 세관 직원이 연루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조 경무관은 이러한 통화 전에 김재일 당시 인천본부세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다.

이에 백 경정은 "주변에서 대통령실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노 "백해룡이 큰 오해, 간곡히 부탁한 것"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 지난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조 경무관은 12일 <오마이뉴스> 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당시 백 경정이 저에게 먼저 대통령실 등을 언급하며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라며 "사실이 아닌 일방적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많은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언론 보도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읍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인천본부세관장의 업무협조 요청 외 부탁을 받은 사실이 없고 이후 전화·접촉한 것은 오직 백 경정이었기에 언론 보도와 관련해 백 경정과 통화를 하게 된 것"라며 "이미 서울경찰청과 협의 완료된 언론브리핑의 세관 직원 언급 여부만을 백 경정에게 확인한 것이고 추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서울경찰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 여러 곳에서 백 경정에게 연락한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상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인사권자 등 윗선의 압력이 있었는지 묻는 질의엔 "당시 연말 승진 인사가 있는 시점이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의 언론 보도만으로도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에서 수원남부경찰서로 하향 인사가 난 게 오해에 기반한 언론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해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던 사건에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경찰판 채상병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백 경정은 지난7월 29일 국회에 출석해 세관 직원 연루 정황을 포함한 언론브리핑을 준비하자 용산을 언급한 경찰 고위층과 세관 측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삭제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특히 백 경정은 압박 과정에서 대통령실을 의미하는 용산이 언급된 점도 폭로했다.

한편 조 경무관은 채상병 사건에서 임성근 구명 로비 당사자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녹음파일에 승진이 필요한 인사로 거론됐지만, 승진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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