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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쑥대밭 인천 아파트, 복구 비용 누가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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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9회 작성일 24-08-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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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사한 화재 때 법원 "차량 소유주는 책임 없다" 판결


최근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복구 비용을 누가 책임질지를 놓고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과거 유사한 화재 사고 때 법원은 아파트가 가입한 주택화재 보험회사가 복구 비용을 부담했더라도 화재 차량 소유주를 상대로는 구상금을 받아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2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차량뿐만 아니라 당시 화염으로 주차장 내부 온도가 1000도 넘게 치솟으면서 지하에 설치된 수도관과 각종 설비가 녹는 등 피해가 컸다.

피해 차량 소유주들은 자신이 가입한 자차자기차량 보험으로 보상받으면 이들 보험사가 처음 불이 난 벤츠 전기차의 보험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전망이다.

또 아파트 공용 부분인 지하 주차장의 각종 복구 비용은 보통 관리사무소가 가입한 주택화재보험을 통해 보상받는다.

그러나 이후에 화재보험사가 처음 불이 난 벤츠 전기차 소유주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더라도 이 차주는 자기 과실 여부에 상관없이 지하 주차장 복구 비용을 책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인천 전기차 화재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뒤 보험회사와 차량 소유주 사이에 소송전이 벌어진 적이 있다.

2011년 11월 서울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승용차 화재로 지하 주차장 내부 마감재와 공용시설물이 탔고, 복구 비용으로 5900만원이 나왔다.

당시 이 승용차 소유주의 남편은 화재 발생 1시간 35분 전에 아내 차량을 주차한 뒤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측이 가입한 화재 보험사는 계약에 따라 이듬해 복구 비용을 모두 공사업체에 지급했고, 이후 차량 소유주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 보험사는 소송에서 "화재 차량은 출고된 지 16년이나 돼 노후했고 소유주의 남편은 10일 전 충전한 배터리의 결함을 사전에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계속 운전해 불이 났기 때문에 차량 소유주가 손해 배상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차량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은 맞지만 소유주나 남편의 부주의가 화재 원인은 아니라는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보험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배터리에서 화재가 난 이유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사고"라며 "차량 소유주와 그의 남편이 10일 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차량 소유자나 남편의 잘못으로 불이 났다고 해도 아파트 입주민인 이들은 제삼자가 아닌 해당 주택 화재보험의 피보험자"라며 이들에게는 구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 차량 소유주의 과실이 아닌 배터리 문제로 확인되면 아파트 복구 비용을 놓고 화재 보험사가 벤츠나 배터리 제조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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