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5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1년 아버지의 유산을 달라며 자신의 작은 아버지 70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 졌다.
패소의 여파는 컸다. B씨에게 소송 비용까지 물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러자 B씨는 2023년 5월 A씨의 어머니가 거주 중인 부동산을 압류하고 그해 8월엔 경매까지 신청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씨는 B씨를 몇 차례 만났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소송 때부터 B씨에 대한 원한이 컸던 A씨. 집까지 경매에 넘어가자 앙심은 더 깊어졌다. 급기야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해 8월말 어느 날 새벽. B씨의 자택으로 차를 끌고 간 A씨는 인근서 농사일을 하고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차에 보관하던 흉기를 들고 B씨에게 달려가 그를 향해 수차례 휘둘렀다. 그러고는 "미안하다. 하지만 죽어야 할 사람"이라는 취지의 메모를 남겼다.
검찰 조사에서도 A씨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외려 "달려들었을 때 뒤로 조금만 피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B씨를 탓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부는 지난 1월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가장 고귀한 절대적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그 결과가 매우 중하고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 사건 범행을 계획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보여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려는 태도를 보여 유족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겼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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