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이틀 앞둔 7일 광주 광산구 동광산 톨게이트에서 모경숙 대리가 업무를 하고 있다. 독자제공 2024.2.7/뉴스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모두가 느긋한 휴식을 취하는 설 연휴. 하지만 평소보다 더 바쁜 일상을 위해 일터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귀성·귀경길 고속도로에서 자리를 지키며 귀향객들의 이동을 돕는 톨게이트 요금징수원이 그 주인공이다.
하이패스 이용률 증가와 더불어 연휴 나흘 간 고속도록 통행료가 면제되지만 통행권 회수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해 바쁜 나날의 연속이다.
이들에게 명절은 설레고 쉬는 날이 아닌 달력의 까만 날 또는 성수기와 다름 없다.
무안과 광주를 잇는 동광산 톨게이트 요금소는 직원 20명이 명절 나흘간 교대로 근무한다.
14년차 모경숙 대리59·여는 연휴 3일간 근무에 배정됐다. 남편과 두 아들은 아내, 엄마의 빈자리에 명절 때마다 아쉬움을 토로한다.
모 대리는 "자녀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에 요금소 일을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근무 때문에 친척집에 남편과 아이들만 보내곤 했다"고 웃음지었다.
어린 아이들은 처음엔 낯을 가려 엄마에게 떼를 쓰거나 서운함을 드러내 속상하기도 했다.
시댁과 친정 식구를 비롯해 온 가족이 쉴 때 함께 할 수 없어 모 대리 또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가족과 부모님 사진을 흘긋흘긋 쳐다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요금소를 지키지 않으면 시민들이 안전하게 고향에 갈 수 없다는 책임감으로 근무에 임한다. 힘들 때도 있지만 같은 시간 함께 하는 동반자인 귀향객들이 덕담과 간식 선물꾸러미를 건네기도 해 기운을 얻고 힘을 낸다.
그는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오히려 힘을 받는다"며 "고객님들이 고향에 오가는 도중 만나 뵙는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지내도록 맞이, 배웅 인사를 더욱 친절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명절을 따뜻하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안전벨트와 안전운전이 필수"라며 "졸리면 쉬어가고 연휴 마지막 날까지 꼭 안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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