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모교도 신입생 7명뿐…100년 추억 지우는 저출산 [사라지는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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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줄어든 임동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는 학생 수 만큼 책상이 세개 놓여져 있다. 김종호 기자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저자 유안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2021년 모교경북 안동 임동초의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쓴 ‘헌시’의 일부다. 지난 8일 방문한 임동초 교정엔 이 시가 새겨진 대리석이 100주년 기념비와 나란히 서 있었다. 그러나, ‘영원하라’던 시인의 꿈은 사라질 위기다. 임동초는 전교생이 15명뿐인 ‘폐교 위기’ 학교다. 5학년 교실엔 학생 수에 맞춰 책상이 세 개만 놓여 있었다. 한 명은 짝꿍이 없다. 박재석 임동초 교장은 “아이들이 없으니 100년이 넘는 학교라도 문을 닫을 위기라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임동초까지 사라지면 임동면에는 아예 학교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 100년 초교 10곳 중 4곳 사라질 위기 학생이 줄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경북 안동시 임동초등학교. 김종호 기자 신입생이 0명인 ‘100년 학교’도 적지 않았다. 녹색정의당 이은주·장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157개 초등학교 중 24개교15.3%가 100년 학교였다. ━ 80년대 초교 7개, 중학교 1개였는데…이제 한 곳 남아 8일 오전 경상북도 안동시 임동면 임동초등학교에서 박재석 교장이 1965년도 졸업앨범을 살펴보고 있다. 김종호 기자 지역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물론, 학령인구가 사실상 소멸했다. 안동군 통계연보에 따르면 1987년 임동면의 인구는 8768명이었다. 당시 임동면에만 초등학교 7개, 중학교 1개가 있었다. 1987년 임동초를 졸업해 현재 모교 교사로 재직 중인 권오수씨는 “그때만 해도 초등학교마다 애들이 가득했고, 임동초 졸업생이 200명은 넘었다”고 했다. 신재민 기자 ━ ‘이정후 모교’ 128주년 광주 서석초도 올해 입학생 7명뿐 도심에 있는 100년 학교들도 무너지고 있다. 저출생에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올해로 개교 128주년을 맞은 광주 서석초는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한 이정후 선수와 지난해 LG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의 모교다. ‘야구 명문’이었지만, 이제는 야구부를 유지하는 것조차 걱정해야 할 처지다. 1930년 창단한 서석초 야구부는 이정후 선수가 입단한 2007년엔 전교생이 400명을 넘었지만, 지난해 130명으로 줄었다. 올해 입학생 수는 7명뿐이다. 지난해 입학생도 13명으로 광주시 초등학교 평균 입학생 수81명의 16%에 불과하다. 광주교육청 학생배치계획에 따르면 2028학년도에 전교생이 60명으로 감소해 ‘폐교 위기’ 학교로 분류될 전망이다. 유성호 서석초 교감은 “주변에 아파트가 없어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 자체가 없는 도심 속 소규모 학교”라고 했다. 학교 반경 500m 이내에 아파트 단지가 없고, 길 건너편에 조선대가 위치해 학교 인근 건물에는 상점과 원룸뿐이라는 설명이다. 신재민 기자 ━ 10년 뒤 100년 학교 중 절반이 폐교 위기 신재민 기자 저출생에 따른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하면 폐교 위기의 100년 학교를 활용하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재석 임동초 교장은 “무언가가 100년 이상 유지됐다는 것은 지금까지 존재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존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규모가 된 100년 학교를 없애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교육적으로, 또 지역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이후연 기자, 이가람·최민지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J-Hot] ▶ "수혈 더러워" 상욕한 시모, 며느리 시한부 선고받자… ▶ 손흥민 "저 못해요"…팬 사인 요청 거절한 이유 ▶ 100세 노인 피에서 발견됐다…초장수 비밀 3가지 ▶ "참나, 진료 1분 컷"…그말에 충격받은 명의의 선택 ▶ 속옷 검색하니 매춘 의상…알리 낯뜨거운 추천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후연.이가람.최민지 lee.hooyeo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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