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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화장실서 샤워·빨래…캠핑족 몰상식 행태에 혈세 줄줄 샌다 [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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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24-08-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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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독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독자]



밤 되자 40L 굴리는 물통 들고 화장실로
지난 8일 오후 8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물통을 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화장실로 몰려들었다.

한 중년 남성은 한손에 1.5L 페트병을, 또 다른 손엔 칫솔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다른 남성은 접이식 카트에 큰 물통을 싣고 나타났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세면대 3개를 차박·캠핑족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물통에 물을 받거나, 세수했다.


10여분쯤 지나자 주차장 한쪽에서 물 40L를 담을 수 있는 ‘굴리는 물통’이 등장했다. 이 물통 주인 역시 화장실에 들어가 물을 담은 뒤 유유히 사라졌다. 상인 이모65씨는 “저녁 시간만 되면 난민촌처럼 화장실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빨래는 하는 사람까지 있다”며 “큰 물통에 물을 담으려고 줄을 서고 심지어 샤워까지 하는 사람이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이 저녁 시간에 물을 뜨기 위해 화장실로 향하는 건 야간시간대 화장실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대관령휴게소 시설을 관리하는 평창군시설관리공단은 차박·캠핑족이 화장실에서 급수·샤워·빨래 등을 하자 지난 3~5일 시범적으로 야간시간대 화장실 이용을 제한했다. 이후 8일부터 본격적으로 야간시간대 화장실 문을 잠그기로 결정했다.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진호 기자



물 사용량 지난해 7월보다 500t 증가
현재 화장실 문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이용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화장실 문까지 잠그는 강력한 조치를 하게 된 건 물 사용량 급증으로 휴게소 영업장에서 단수가 발생해서다.

평창군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4시부터 1시간가량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아 휴게소 영업에 지장이 있었다고 한다. 이 휴게소에는 14개 상점이 입점해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휴게소 물 사용량은 849t에 달했다. 지난해 7월 사용량이 342t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00t 이상이 늘었다.

해당 휴게소는 지하수를 쓰고 있어 수량이 한정돼 있다. 현재 휴게소엔 10t 저수조 3개가 설치돼 있는데 물을 한꺼번에 많이 쓰면 다시 물을 채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여기에 지하수를 모터 펌프로 끌어 올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을 많이 쓰면 그만큼 전기료도 증가한다. 전기료는 평창군시설관리공단이 내고 있다. 차박·캠핑족이 내야 할 물값이 세금으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쓰레기 처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지난 7월 한 달간 쓰레기를 치우는데 75L 종량제 봉투 196개와 80L 재활용 마대자루 177개를 썼다. 지난해 7월에 쓴 종량제 봉투는 92개이고 재활용 마대자루는 67개에 불과했다.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독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독자]



75L 종량제 봉투 사용 104개 늘어
평창군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차박·캠핑을 위한 급수 등으로 인해 상인들과 다른 일반 관광객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차박·캠핑은 허가된 캠핑장을 이용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관령휴게소 화장실로 차박·캠핑족이 몰려드는 건 인근 대관령 신재생에너지전시관에 있던 화장실이 지난 6월 철거됐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지난 3월 대관령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을 시설물 노후화 등 이유로 닫았다. 이에 전시관 옆에 위치한 화장실도 쓸 수 없게 됐다.

평창군 관계자는 “외부 화장실은 그동안 평창군에서 관리를 해왔는데 정화조와 전기·지하수 시설을 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함께 써왔기 때문에 화장실 기능을 유지할 수 없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차박·캠핑족이 공중화장실 수돗물과 전기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었거나 추진하는 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진호 기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독자]

차박ㆍ캠핑 성지로 불리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가 일부 차박ㆍ캠핑족의 몰상식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독자]



물 사용 경찰에 고발하면 처벌도 가능
공중화장실법 제14조 4항의 금지행위를 보면 위생적인 화장실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 등은 시·군·구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 경남 창원시와 통영시 등 일부 자치단체는 조례에 이를 명시해 공공 수도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울산시도 지난해 7월 공중화장실 이용객 불편 최소화와 공공재산 보호를 위해 ‘수돗물과 전기 등 시설물 무단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도록 각 구·군에 권고했다. 물 소유자인 자치단체가 경찰에 고발 조치를 하면 처벌도 가능하다. 피해 금액이나 규모에 따라 절도죄 적용 여부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관령휴게소는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길목에 위치한 휴게소다. 해발 830m에 있는 고지대라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다. 대관령 8월 평균 기온은 19.7도. 197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 일수는 단 하루도 없었다. 또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역시 나타난 적이 없어 차박·캠핑족 성지로 불린다.

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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