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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열차기관사 1호 알비올 안드레스 "시민들 하루 함께하고 싶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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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3-08-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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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열차기관사 1호’ 알비올 안드레스

아르헨티나 출신… 여행 중 韓 정착

꿈 좇아 주변 만류에도 대기업 퇴사

밤낮 공부 매진 철도운전면허 취득

수차례 고배 딛고 김포라인 입사

“예능 출연 후 승객이 알아보기도

세계무대서 노하우 교류하고파”


“제 스스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을 좇았습니다. 시민들의 활기찬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경기 김포시민들의 발로 역할하고 있는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 운영사의 기관사 알비올 안드레스37의 회고다. 안드레스 기관사는 1만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철도운전면허 취득자 가운데 돋보인다. ‘대한민국 1호 외국인 열차기관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열차기관사 1호 알비올 안드레스
김포골드라인 알비올 안드레스 기관사가 “한국 철도를 알리는 기관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기관사 자격은 국토교통부 인증 기관의 시험을 통과하고 코레일 인재개발원 이론·실습교육 등 까다로운 절차를 모두 마쳐야 주어진다. 만만치 않은 기술자격이다. 안드레스 기관사는 쉽게 열리지 않는 문을 줄기차게 두드려 마침내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그는 “K팝을 좋아하고, 음식 가운데는 돼지국밥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남미에서 건너와 한국 사회 구성원이 된 지는 13년째다. 지난 11일 김포한강차량기지를 방문한 날 안드레스 기관사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금색 골드라인을 배경으로 선 그는 전날 야간근무를 마쳤다고 했다. 목소리엔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한국과 인연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게 아니라, 세상사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던 듯하다. 그는 “2000년대 초 고등학생 때부터 여러 영역에 관심을 가졌고, 문화원 등을 다녔다”면서 “2010년 그간 고민하던 여행지를 가보자는 생각에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왔다”고 말했다. 얼마나 오래 머물지 기약이 없던 상황에서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고, 주변에 힘입어 서울대 언어교육원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었다.
열정은 여기서 식지 않았다.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고 2014년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대형 조선소에 취업했다. 2017년엔 영주권을 취득했다. 마음 한쪽에는 절대 놓지 않았던 철도 분야에 몸담겠다는 갈망이 여전히 자리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이 업무에서 6년가량 활동했던 그였다. 그런 갈망 때문인지 대기업에서 5년 근무한 뒤 퇴사했다.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 이후 시작됐다. 주변에서 그의 새로운 도전을 말릴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다.

“외국인이라 안 된다는 규정은 없었어요. 한국인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면 가능하다는 회신에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말렸을 거예요.”

야심찬 희망을 갖게 된 계기는 2020년쯤. 국내 열차기관사 양성기관을 여러 차례 찾아가 직접 몸으로 부딪쳤다. 초기에는 만나는 이들마다 손사래부터 치기 일쑤였다. 발로 뛰면서 들렀고 줄기차게 문의한 끝에 긍정적 메시지가 돌아온 것이다. 밤낮으로 전문서적을 파고들어 결국 철도차량운전면허를 따냈다. 그는 전동차 및 디젤기관차를 다루는 자격을 보유했다. 도시철도는 물론이고 화물열차 운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면허 취득 이후엔 입사가 현안이었다. 입사지원서를 내며 취업하는 과정에서 잠시이지만 녹록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그는 “일부러 거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고배 마시기를 거듭하고 갈수록 실망감이 커지던 때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런 도전 끝에 김포골드라인에 둥지를 틀어 이제는 3년 차가 됐다.
그는 이젠 여유가 생겼는지 가벼운 농담도 던졌다. “얼마 전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다른 매체들에서도 다뤘고요. 유명인이 된 것 같아요. 하하.” 도시철도는 완전자동시스템으로 운행되지만 비상시에 대비해 승무원이 올라 안전을 책임진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 고객들 가운데 일부가 먼저 알아보고서 대화에 나서거나 음료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안드레스 기관사는 설명했다.

30대 중반을 넘긴 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철도인으로서 한국의 선진기술을 해외에 전파시키는 게 목표다. 목표는 아니지만 기회가 닿으면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기술적인 자립을 이뤘고, 외국에서도 그런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세계 무대로 나아가 그동안 경험한 운영 노하우와 발전 시스템을 교류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포=글·사진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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