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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도 재입학 되나요?"…240만 홀린 교장쌤의 플러팅 [사라지는 10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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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4-02-2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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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전남 진상초 교장이 등장한 교장쌤의 플러팅 영상. 사진 광양시청

이상인 전남 진상초 교장이 등장한

“진상초 좋아요. 입학하면 맛있는 거 많이 줄게요!”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그네를 타며 교장 선생님이 학교 자랑을 한다. “우리 학교에 오라”고 부탁하는 주제의 영상은 ‘교장쌤의 플러팅’이란 제목으로 최근 화제를 모았다. 플러팅flirting은 SNS 등에서 ‘유혹한다’는 뜻으로 유행하는 표현인데, 교장이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입학을 호소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광양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17초짜리 영상은 24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30대도 재입학 되나요?” “대학원생도 받아주나요?” 등의 댓글이 1000여 개 달리기도 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오는 28일 정년퇴임을 하는 이상인63 전남 진상초 교장. 지난 5일 학교에서 만난 그는 “입학생이 없거나 폐교하는 학교들을 보면서 10년, 20년 후 진상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지난해 11월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교와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교직을 떠나면서도 뿌듯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올린 광양시청 관계자는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가 많다 보니 영상을 기획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더 터졌다”고 말했다.


전교생 40명 학교서 오케스트라…지휘자 영입도
5일 이상인 전남 진상초 교장과 학생들이 교내에 설치된 개교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학교를 소개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5일 이상인 전남 진상초 교장과 학생들이 교내에 설치된

1920년 개교한 진상초의 전교생은 40명이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졌지만, 지난 2010년 전교생 60명 선이 깨진 이후로 줄곧 37~56명 수준이다. 올해는 3명이 입학했다. 진상초 앞에서 만난 한 졸업생81은 “내가 다닐 땐 한 반에 62명씩 2개 반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졸업생인 박혜영61씨는 “동창생이 모이면 ‘우리 학교 없어지면 어쩌지’를 걱정한다”고 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104년 역사가 끊기는 걸 막기 위해 진상초는 교장의 ‘플러팅’ 외에도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2012년 창단한 오케스트라 활동이 대표적이다. 3~6학년 학생들이 ‘1인 1악기’를 배운다. 악기는 학교에서 제공하고, 지휘자 겸 강사는 광주에서 ‘모셔왔다’고 한다. 겨울방학 중인 지난 5일에도 ‘아프리카 심포니’ 합주가 한창이었다. 산을 낀 ‘전원학교’라는 점도 이 학교의 자랑이다. 쉬는 시간이면 잔디밭을 뛰놀고, 학생마다 모이를 주며 챙기는 닭이 있을 정도다.
5일 진상초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교내 강당에서 합주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5일 진상초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교내 강당에서 합주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역사 깊은 학교, 양질의 공교육 사명감 있어”
초저출생 시대를 이겨내기 위한 100년 학교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경북 고령군의 고령초는 올해로 개교 121주년을 맞지만, ‘젊은 교육’으로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학생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학년별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중심평가’ 사업을 했고 올해는 AI 교육 선도학교에 선정돼 학생 맞춤 AI 교육에 나선다.

덕분에 올해 고령초 입학생은 52명으로 고령군 평균 입학생12명의 4배를 넘고 경북 평균 입학생38명보다 많다. 고령초의 한 교사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학생들에게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2~3명이라도 더”…동문회도 나서
1927년 개교한 울산 두서초는 두서면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인데도 전교생이 25명이다. 올해는 5명이 입학한다. 학교는 “국보급 유적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라는 홍보 전단을 배포했다. 지난 2022년에는 인근 아파트에 ‘찾아가는 설명회’도 열었다.
지난해 11월 태백교육지원청에서 열린 7교 연합 2024학년도 초등학교 입학설명회. 사진 태백교육지원청

지난해 11월 태백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강원 태백시교육지원청은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로 최근 7개 학교의 연합 입학설명회를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학교 관계자는 “학교들의 경쟁 발표인 셈인데, 정작 학부모는 2명이 왔다”고 말했다. 1941년 개교한 태백 철암초는 올해 2명이 입학한다. 한 명은 철암동 거주자, 다른 한 명은 선생님의 자녀다. 경석락 교감은 “지난해 처음으로 선생님들이 홍보 영상을 만들었고 동문회까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내년에는 신입생이 2~3명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양=서지원 기자, 이가람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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