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나흘째 이어진 23일 오후 대전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지난 24일 오후 3시 대전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이 피가 섞인 기침을 하고 입 안에 출혈이 발생해 119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구급대원들은 다급하게 수용 가능한 병원을 문의했으나 병상은커녕 의료진이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결국 병원 6곳으로부터 수용불가 통보를 받고 44분이 지나서야 이 여성은 대전의 한 동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을 수 있었다.
한 80대 여성은 지난 23일 0시께 의식장애를 겪다 쓰러져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으나 의료진 부재로 53분이 지나서야 대학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6일째 이어지면서 응급환자 이송 지연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25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지난 20일부터 발생한 구급이송 지연 사례는 총 19건으로 집계됐다. 진료 거부 뒤 나흘간 5건이었던데 비해 급격히 늘어난 모양새다.
의료진 공백으로 신규 환자는 진료가 어렵다며 퇴짜를 놓은 사례도 있다. 한 30대 외국인 여성은 25일 오전 4시께 복통과 하혈 증상으로 응급 진료를 희망했으나 전문의 부재와 기존 진료환자 외 불가 등 사유로 병원 14곳에서 수용불가 통보를 받아 3시간이 지나서야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대전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은 인력이 부족해 중증 환자만 받는 실정이다. 대전지역 대학병원들의 평균 정규 수술 건수도 30∼40% 감소했다.
23일 기준 대전 주요 대학·종합병원 전공의 중 81%인 41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전지역 5대 병원에는 대전 전체 전공의 96%가 근무하고 있다.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현재까지 대부분 복귀하지 않고 있다.
충남의 경우 단체행동 첫날인 20일 총 5건의 이송 지연이 발생했으나 차질이 계속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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