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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압수합니다"…이 카페에 2030 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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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1회 작성일 24-02-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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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스마트 기기에 염증 느끼는 2030
폰 압수·사용 금지 카페 즐겨찾아

휴대폰은 금고에 -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손님들의 휴대전화를 금고에 넣어둔 모습. 이 카페에서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된다. /구아모 기자

휴대폰은 금고에 -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손님들의 휴대전화를 금고에 넣어둔 모습. 이 카페에서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된다. /구아모 기자

“이 카페는 핸드폰과 타자 소리가 없는 공간입니다. 입장할 때 반드시 핸드폰을 반납해야만 합니다. 디지털 디톡스로 힐링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5일 찾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 입구엔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곳은 입장할 때 휴대전화를 ‘압수’한다. 카페에 들어선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무음 모드로 설정한 뒤 ‘금고’에 집어넣었다.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른 전자 기기 사용도 금지다. 독서만 할 수 있다. 카페에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종이 넘기는 소리만 흘렀다.

최근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미디어 활동과 동영상 범람에 염증을 느껴 ‘디지털 단식’을 시도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중독 현상을 벗어나려고 휴대전화 사용 금지 카페를 찾거나 스마트폰을 잠금장치에 넣어 둔다고 한다. 직장인 곽은빈24씨는 경기 수원에서 휴대전화 금지 카페를 찾았다. 곽씨는 “핸드폰을 제출하니 각종 알림 등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하게 책에만 몰입할 수 있어서 벌써 이 카페를 네 번째 찾았다”며 “이곳에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타이탄의 도구들’ 같은 책을 읽었는데, 핸드폰이 없으니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고 했다.

휴대전화 사용을 두고 손님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인하27 매니저는 “핸드폰을 제출하면 나갈 때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게 원칙인데도, 간혹 핸드폰을 급하게 확인해야만 한다는 손님들도 있다”며 “반복적으로 핸드폰을 사용하려고 하는 손님에겐 주의 조치나 심할 경우 퇴장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부수지 않는 한, 미리 설정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열리지 않는 금욕 상자에 휴대전화를 넣는 모습. /취재원 제공

부수지 않는 한, 미리 설정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열리지 않는 금욕 상자에 휴대전화를 넣는 모습. /취재원 제공

부수지 않는 한, 미리 설정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열리지 않는 ‘금욕 상자’에 휴대전화를 넣어두는 사람들도 있다. 이 상자로 ‘디지털 디톡스’를 도전 중이라는 프리랜서 조민지27씨는 “휴대폰에 신경을 안 뺏기니 쓸데없는 인터넷 쇼핑도 줄어들고, 몇 달간 미뤄만 뒀던 책을 포함해 최근 한 달 만에 책 4권을 읽었다”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던 알림에서 해방되고 내가 하는 그 행위 자체에 몰입하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휴대전화 화면을 흑백으로 바꿔 영상 시청을 줄이기도 한다. 주말이면 유튜브를 무의식적으로 틀어 고민이라는 직장인 김모33씨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먹방’ 쇼츠를 많이 봤는데 흑백 모드로 바꾸니 신기하게도 재미가 뚝 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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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모 기자 am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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