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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 장마 기간 서울 비 예보, 60%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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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10-0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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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장마가 주춤한 가운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이 황톳빛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25일 장마가 주춤한 가운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이 황톳빛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 장마 기간 기상청의 서울 지역 비 예보 중 60%가 어긋난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기상청이 전반적인 강수량 구간으로 내놓은 예보조차 맞지 않아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2일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올 장마철중부지방 기준 6월 29일~7월 27일 총 29일 동안 서울의 비 예보와 실제 강수량을 조사한 결과, 기상청은 도합 27일간 비가 온다고 예보했고 2일간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예보했다. 이 2일간은 실제 비가 오지 않았다.

그런데 기상청이 비 예보를 내보낸 27일 중 16일59.3%은 예보가 틀렸고, 11일40.7%은 예보가 맞았다. 예보가 틀린 16일 가운데 비가 아예 내리지 않거나, 실제 강수량이 예보된 최소 강수량에도 미치지 못해 예측 구간에서 벗어난 날이 11일에 달했다. 예보에서 주로 주목하는 ‘최대 강수량’에 비해 실제 강수량이 절반 아래여서 예보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 날도 4일이나 됐다. 반면 기상청 예보치보다 2배 넘게 비가 쏟아진 날은 단 하루였다. 이번 장마에서 기상청이 전반적으로 ‘과다 예측’을 한 것이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올여름 장마전선은 늦더위를 불러올 정도로 강하게 발달한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장마 기간 한반도 상공에서 서로 힘겨루기를 하며 동서로 얇고 좁은 띠 형태로 형성됐다. 비가 내리는 지역이 좁다 보니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에 따라 강수 편차가 컸다.

올해는 기상청이 매일 오후 예보한 향후 며칠간 서울의 비 예보가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올 장마의 특징은 ‘극한 강수’로 불릴 만큼 많은 비가 좁은 지역에 퍼부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장마전선의 폭이 넓어 비를 고루 뿌렸으나, 최근에는 폭이 좁아지고 있다. 이에 올 장마 기간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강수가 속출했다. ‘매우 많은 비’의 기준이 시간당 30㎜인데 이보다 3배 이상 거센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이는 장마전선의 움직임이 과거와 달리 더뎌진 이유도 있다. 장마전선이 한 자리에 고정되며 서울에 예보됐던 비가 경기도 일대에서 모두 뿌려진 경우가 많았다.

7월 3일 기상청은 4~5일 서울에 30~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그런데 정작 4~5일에 실제 내린 양은 2~23㎜에 그쳤다. 예보한 최대 강수량의 4분의 1가량이었던 것이다. 경기북부에 머무르던 장마전선이 서울 지역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제자리에 머물면서 예보된 양의 비가 모두 경기도 일대에 뿌려졌다. 이런 식으로 7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 가까이 예보가 연속으로 어긋났다. 비가 많이 내린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비 구경을 하기 어려울 만큼 적은 양이 내린 것이다. 7월 7일 기상청은 8일 서울에 최대 100㎜ 이상의 비를 예보했으나 실제로는 8.5~24.5㎜만 내리기도 했다. 단순히 비의 변동성이 컸다고 설명하기엔 예보와 강수 차가 너무 컸다.

7월 중순에 들어서도 예보치와 실제 강수량 차이가 컸다. 7월 18일 기상청은 18~19일 5~20㎜의 비를 예보했으나 실제로는 2㎜ 미만의 비가 내렸다. 19일엔 20~21일 이틀간 50~120㎜를 예보했는데 실제는 16~43㎜였다. 22일에도 22~23일 이틀간 50~120㎜를 예보했으나 14.5~34㎜에 그쳤다. 반대로 7월 16일엔 16~18일 3일간 80~120㎜, 많은 곳은 150㎜ 이상을 예보했는데 실제로는 140~274㎜의 비가 내렸다. 당시 기상청은 “과잉 예보 후 축소 예보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온난화 여파로 장마의 경향이 과거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기상청도 비 예보에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얇고 좁은 띠 형태 장마전선’을 감안해 비 예보 범위를 넓게 잡았는데도 실제 강수량이 예보치를 아예 벗어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 여름에는 비 예보에 따라 예약 취소가 빈번했던 숙박업·요식업 등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특히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보가 어긋나고 있는 것은 강수 관련 데이터에서도 나타난다. 올 7월 전국 강수 유무 정확도ACC·강수 맞힘과 무강수 맞힘의 비율는 77%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CC는 2020년 78.2%에서 2021년 83.2%, 2022년 83.8%까지 올라갔다가 작년에 78.2%, 올해 77%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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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bl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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