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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받아주오" 울면서 사정해도…90대 암환자 번번이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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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2회 작성일 24-02-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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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썩어들어가지만 병원들 진료 거부
아들 "춥다고 벌벌 떨고 있는데 거절"

[앵커]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지금부터 보실 환자 같은 경우가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저희가 만난 아흔 하나의 암환자는 피부가 썩고 벗겨져 나가 병원을 찾았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나흘 동안 고통에 시달리며 받아주는 곳을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노인의 피부는 허물처럼 벗겨져 나가고 있습니다.

썩어 들어가고 진물이 솟았습니다.

드러난 속살 때문에 노인은 신음하고 소리쳤습니다.

부산 한 대학병원에 구급차가 들어옵니다.

동네 병원에선 치료가 안 됐고 종합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들것에 실어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구급차 기사 : 응급환자셨는데 파업 때문에 안된다, 전공의가 없다, 그냥 요양병원 가서 주사 맞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 91세 노인, 말기 전립선암 환자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3일부터 피부가 벗겨지고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을 싣고 간 아들은 병원에서 울면서 사정했습니다.

[정철호/아들 : 추운 데서 20분, 30분 기다렸어요. 입구에서 아버지는 춥다고 벌벌 떨고 그러는데 그것도 안 넣어주더라고…]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고 해서 찾아가면 매번 마찬가지였습니다.

위독한 상황에 빠진 정씨는 나흘동안 대학병원 5곳에서 진료거부를 당했습니다.

닷새 째가 되어서야 대학 병원 한 곳에서 받아 줬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게 됐지만 이제 의식이 온전치 않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주삿바늘 뽑으면 안 됩니다. 아버지, 뽑으면 안 됩니다. 간지러워도 참으세요.]

받아줄 병원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이 치료 적기가 지난 것 아닌가 불안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겪은 아버지 고통에 화가 났습니다.

[정철호/아들 : 최소한의 의사들은 남겨둬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 가면 누가 합니까?]

환자는 힘이 없습니다.

구석찬 기자 koo.seogchan@jtbc.co.kr [영상취재: 김영철 / 영상편집: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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