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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서울 교통사고 현장서 사람 구한 춘천 소방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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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7회 작성일 24-10-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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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소방사가 지난 1일 밤 서울 강서구 방화동 개화사거리 교통사고 현장에서 도로에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를 살피며 응급처치 하는 모습〈사진=춘천소방서〉

김지민 소방사가 지난 1일 밤 서울 강서구 방화동 개화사거리 교통사고 현장에서 도로에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를 살피며 응급처치 하는 모습〈사진=춘천소방서〉


강원 춘천소방서에서 함께 근무하는 부부 소방관이 서울 교통사고 현장에서 2차 사고를 막고 소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지난 1일 밤 11시 반쯤 서울 강서구 방화동 개화사거리 인근 1차로에 차량 한 대가 서 있었습니다.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진민규 소방사와, 역시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 김지민 소방사 부부의 차였습니다. 징검다리 연휴에 휴가를 내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다음 날 오전 정상 출근해야 하는데, 돌아오는 비행기가 1시간 연착돼 일정이 늦어진 상황이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춘천까지 갈 길은 멀고, 몸은 피곤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유턴하던 승합차가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와 부딪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오토바이가 넘어지며 운전자도 도로 위에 쓰러졌습니다. 순식간이었습니다.


소방관 부부는 잠시 서로를 쳐다본 뒤 곧바로 차를 돌렸습니다. 구조대원 남편은 가장 먼저 119 신고부터 했습니다. 그러고는 뒤쪽에서 오는 차들이 서행하도록 신호를 보냈습니다. 역시 사고를 목격하고 달려온 시민이 차에서 경광봉을 가져와 진민규 소방사에게 건네줬습니다.

그 사이 구급대원 아내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의식은 있었습니다. 팔이 부러진 것 같고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습니다. 살짝 돌아간 안전모가 얼굴을 가려 숨쉬기도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목을 다쳤을 수 있어서 함부로 벗길 수는 없었습니다. 김지민 소방사는 안전모를 살짝 띄워서 숨을 쉴 수 있게 했습니다. 어디를 얼마나 다쳤는지 살피고 소방서 상황실에 또박또박 알렸습니다.

두 소방관과 주변에 있던 시민들의 빠른 조치 덕분에 오토바이 운전자는 금방 도착한 119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정확한 지금 상태 파악은 어렵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추가 사고로 이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강원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진민규 소방사와 후평119안전센터 김지민 소방사 부부〈사진=춘천소방서〉

강원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진민규 소방사와 후평119안전센터 김지민 소방사 부부〈사진=춘천소방서〉


소방관 부부는 평소 근무가 아닐 때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구조대원 남편은 뭐부터 하고, 구급대원 아내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상상하며 대비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눈앞에서 실제 상황이 벌어지니, 노련한 현직 소방관조차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김지민 소방사는 3초 정도 뇌 정지가 오더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습니다.

두 소방관은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만약 다시 이런 사고를 보게 되면 그때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토바이 운전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조승현 기자cho.seunghy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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