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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도 오픈런…"그 웬수랑 오래 줄서기 싫어 아침부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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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5회 작성일 24-02-1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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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연간 이혼건수 10만명 안팎
협의이혼 접수자 대거 몰려
가정법원 아침마다 장사진
“조금만 늦어도 종일 줄서야”


이혼도 오픈런…quot;그 웬수랑 오래 줄서기 싫어 아침부터 달렸다quot;


30대 공무원 A씨는 지난해 협의이혼을 위해 며칠동안 법원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A씨가 아침부터 법원을 찾은 것은 협의이혼 서류를 접수하고자 줄을 서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초기에 접수하는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갈라설 배우자와 하루종일 불편한 동행을 해야하기 때문. 현행 법상 협의이혼 서류는 제출할 때 배우자와 함께 출석해야 한다.

A씨는 “이혼 한 번하는 데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취업 준비할 때보다 훨씬 더 정신적으로 지치고 고통스러웠다”며 “4주 뒤 이혼을 결정지을 때도 배우자와 함께 출석해야 하는데 이때도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같은 모습은 가정법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보다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전국의 고등법원장들은 제주·전주·청주 등에 가정법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요청까지 나왔다. 가정법원이 없는 지역에서 이혼 사건을 신청하기 위한 대기줄이 워낙 길어 일찍 줄을 서야 하고 법원 문이 열리면 바로 이혼사건을 신청하는 경쟁이 어느 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인구동향 등에 따르면 국내 이혼율은 2020년부터 꾸준히 혼인 대비 50%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사실혼 관계에서 파탄나는 부부를 감안했을 땐 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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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B씨는 2020년 결혼 후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해 이혼을 결심했다. B씨는 “아직 아이도 없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산 분할만 잘 처리하면 깔끔하게 헤어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혼인신고를 했다면 쉽게 헤어질 순 없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혼 과정의 피로감이 더해지면서 아예 최근 젊은층에선 결혼식 후에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 상태일 경우 노릴 수 있는 혜택이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고 경기도 광주에 신혼 전세집을 마련한 이모35씨는 아내와 혼인 신고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출 등 혜택을 따져보니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상태로 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경기도 신혼부부전용 주택구입자금대출의 경우 결혼 후 7년 이내까지 적용 받는 데 언제 쓸지 몰라 최대한 미루려고 한다”며 “굳이 혼인 신고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책임 없이 사실혼 관계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한다. 김승환 법률사무소GB 변호사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경우 결혼생활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사실혼 관계를 종료하면서, 위자료나 재산분할청구 등과 관련해서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혼 관계가 종료되더라도 결혼을 했다는 기록이 남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초혼인 것처럼 속일 수 있는데, 이는 경우에 따라 혼인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유럽에서는 한국과 달리 헤어지더라도 이혼처럼 까다로운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둘 중 한 명이 해지 요청을 하는 것만으로도 동거 관계가 해소된다. 등록 동거혼은 커플 관계가 개인 호적에 기록되지 않고 재산 역시 공동 소유가 아니라 각각의 소유권을 인정받는다. 2020년 기준 프랑스에서 동거 등록혼은 17만3894건으로, 혼인15만4581건보다 많았다.

복잡한 이혼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는 새로운 가족 형태로 ‘동거 커플’도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1999년 도입한 ‘동거 등록혼’ 제도가 대표적이다. 미혼 커플이 관할 시청에 신고만 하면 동거 가족으로 인정 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 실업수당 등 각종 사회보장 및 세제 혜택을 법률혼 관계인 부부와 동일하게 누린다.

뿐만 아니라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에서도 동거 커플을 법률혼 부부와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다. 자유로운 혼인 문화로 인해 이들 국가에선 성인 자녀가 노부모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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