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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가 고령화 가속페달…은퇴 쓰나미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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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회 작성일 25-01-0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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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월22일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타려는 직장인들의 모습. 1990년대는 거대 인구 집단 베이비붐 세대가 핵심 생산인구로 활약하던 시기다. 연합뉴스




전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안타깝게도 정답은 대한민국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와 유엔 세계인구전망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50년 40.1%로 전세계 236개국 중 홍콩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 된다.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가장 높은 셈이다. 2024년 기준으로는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급속한 고령화의 배경으로 저출생과 기대수명 연장이라는 구조적 요인 외에 노인이 된 거대 인구 집단 베이비부머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김규원61씨는 지난 2일부터 촉탁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근무했다. 지난 연말 정년퇴직을 맞았지만 일을 그만둘 순 없었다. 규원씨와 같은 1964년생이 국민연금을 타려면 63살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는 자신의 노후만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두 자녀의 결혼에 보태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연로하신 부모님도 돌봐야 한다. 이른바 ‘마처세대’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로부터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나마 현대차에선 정년퇴직 뒤에도 본인이 원하면 2년을 더 촉탁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다. 그가 속한 부서 직원 약 310명 가운데 지난달 정년퇴직한 이들은 33명에 이른다. 임금이 신입사원 수준으로 깎이지만 건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대부분이 ‘계속고용’을 택했다고 한다. 규원씨는 좀 더 안정적인 소득원을 찾으려고 블루베리 농사를 지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는 “재고용 제도가 없을 때도 퇴직하고 나면 열에 예닐곱은 중소 하청업체로 옮겨가서 일을 계속해왔다”고 말한다. 기업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고령 취업의 문턱은 낮다. 일손을 구하기 어려운 탓이다.



최근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현대차의 기술직생산직 사원은 연간 2천명 규모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현장 기술직의 경우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인 역피라미드 인력 구조”라며 “2030년까지는 퇴직자 규모가 계속 늘어 연간 3천명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의 국내 임직원 7만3015명2023년 기준 중 50살 이상은 2만8877명에 이른다. 전체의 40%에 이르는 큰 비중이다.







‘인구 쓰나미’ 베이비부머, 얼마나 많길래





인구수가 많은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를 가파르게 올린 요인이다. 이들은 올해 51~70살로 전체 인구의 31.7%1635만8307명,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기준에 달하는 거대 인구 집단이다. 50대 이하 인구를 10살 단위로 끊어서 보면 확연하게 역피라미드 모양이 나타난다. 인구 규모만으로도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에서 ‘인구 쓰나미’라는 말까지 나왔다.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중이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차례로 65살 이상 노인이 되어가는 중이고,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도 올해부터 법적 정년을 끝내고 은퇴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규원씨와 같은 올해 61살은 2차 베이비부머의 맏형 격이다. 이들의 노동시장 이탈은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단일 세대 중 규모가 가장 큰 2차 베이비부머가 11년에 걸쳐 법정 은퇴 연령60살에 진입한다”며 “이로 인해 2024~34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이 본격화된 시기에 대규모로 채용됐던 베이비붐 세대는 기업 고령화의 정점에 있다. 케이티KT의 인력 구조도 현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23년 기준 케이티 직원 1만9737명 가운데 40대 이상이 81%를 차지한다. 케이티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1963년생 박아무개씨는 “1987년 입사할 때는 직원들 평균 연령이 35살에 불과했다”며 “전국적으로 한해 2천명 이상을 뽑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공적연금으로 안정적 노후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베이비부머들은 고령층 진입 뒤에도 노동시장에 잔류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연령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60대 이상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4년 11월 기준 60살 이상 취업자 수는 677만8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3.5%에 달한다. 두달 전인 9월부터 50대 취업자를 제치고 가장 큰 비중으로 올라섰다. 취업자 수는 60살 이상→50대→40대→30대→20대의 차례로, 전체 인구 구조의 변화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1980년엔 20대 취업자가 26%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은 5%에 불과했다. 일터의 고령화는 베이비부머가 견인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아일보 1980년 3월13일치에 실린 ‘과밀학급’ 관련 기사. 거대 인구 집단 2차 베이비부머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이다. 서울 문창국민학교의 경우 74개 교실에 115학급, 학생 수는 9천여명에 달했다. 2부제 학급은 기본이고 교사들이 학생 이름을 외우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강서구 한 국민학교에선 한 학급 학생 수가 105명이었다.




다른 나라 부머보다 인구 구조 변동에 영향력 커





물론 베이비부머의 고령화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높은 합계출산율3.0명 이상이 일정 기간 유지된 인구 집단을 말한다. 1970년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썼다. 주로 전쟁이 끝난 뒤 미뤄둔 결혼과 출산이 증가할 때 나타난다. 우리 말고도 일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나 미국의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 그리고 유럽 국가들에도 있다.



최슬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인구학자은 “베이비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나라에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지속 기간이나 규모 등의 양태는 제각각”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엔 인구 변천으로 인한 인구 급증기와 맞물리면서 전체 인구 구조 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베이비붐은 출산율이 차츰 하락하기 시작한 뒤로도 높은 출생아 수가 유지되면서 장기간에 걸쳐 나타났다. 학계에선 영유아 사망률이 떨어진 시기와 겹치면서 해당 인구 집단이 더 크게 불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도 베이비붐 직후에 출산율이 떨어지는데 우리는 저출생 심화로 그 하락 폭이 매우 가파르게 나타났다”며 “이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와 그 이후 출생 인구 집단 간의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진다”고 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 중반에 베이비붐 세대가 등장한 나라들과 달리, 우리는 한국전쟁으로 1950년대 중반 이후에야 베이비붐 현상이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고령화에 따른 여파가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은 65살 이상 노인 비중이 5~6% 수준으로 매우 젊은 나라에 속했다. 고령화 속도를 5년 단위로 살펴보면, 1991~1995년과 1996~2000년에 노인 비중은 각각 0.7%포인트, 1.1%포인트씩 천천히 올랐다. 2000년대 들어서도 1.5%포인트 정도로 증가 폭은 완만했다. 그러다가 1차 베이비부머가 노인이 되기 시작한 2020년을 전후로 증가 폭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2016~2020년에 2.5%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2021~2025년엔 3.7%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부머가 급속한 고령화 과정에 가속 페달을 얹은 격이다. 그 결과 우리는 고령화사회노인이 인구의 7% 이상→초고령사회20% 이상로 진입하기까지 약 24년밖에 안 걸렸다. 프랑스는 154년, 독일은 76년, 대표적 장수 국가인 일본도 35년이 걸렸다.



지난해 1월10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 인근 식당가에서 노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통게상 70대 인구 수가 20대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일본 단카이 세대의 2007년 쇼크…정년연장 등 제도 개편 계기로





일본에서도 단카이 세대가 은퇴를 시작할 무렵에 ‘2007년 쇼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파급력이 적잖았다. 단카이는 ‘뭉쳐 있는 덩어리’라는 뜻으로,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사카이야 다이치가 1976년 펴낸 ‘단카이 세대’라는 소설에서 처음 등장했다. 일본은 이들의 은퇴를 염두에 두고 65살까지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올해는 단카이 세대에 속하는 연령대 모두가 75살을 넘긴 후기 고령자로 접어든 시점이다. 이미 몇해 전부터 재택의료 등 늘어난 의료·복지 수요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어느 나라에서든 베이비붐 세대가 주목받는 것은 거대 인구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이들의 생애 주기에 따라 사회가 받는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창 핵심 생산인구25~49살로 있을 때는 경제에 활력을 주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점차 부양 인구로 편입되어갈수록 복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다. 기존 인구 구조에 맞춰져 있는 사회·경제 시스템에 심각한 불균형이 올 수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산업화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덜 빈곤하지만 세대 내 격차가 크고 돌봄 부담의 정점에 있다.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맥락이다.



고령층에 본격 진입한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는 오랜 기간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51~70살인 베이비부머는 20년 뒤인 2045년에 71~90살이 되어도 여전히 인구의 26.3%약 1282만명, 장래인구추계를 차지한다. 올해 71~90살은 약 590만명11.4%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인 인구가 얼마나 비대해지는지 알 수 있다. 2045년엔 65살 이상 인구가 전체의 37.3%로 일본도 추월하게 된다. 이철희 교수는 “당장은 고령자 고용률이 높지만 앞으로 10년 뒤에는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로 발생할 사회 각 분야의 충격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노동시장의 고령 인력 활용 방안과 함께 수요가 커질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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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연의 ‘초고령사회의 질문들’은?



지난 연말 우리는 65살 이상 노인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섰습니다. 한때 폭발적 인구 증가가 걱정거리였던 나라가 지금은 빠르게, 그것도 전속력으로 늙어가고 있습니다. ‘인구 국가비상사태’의 본질은 인구 감소보다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동에 있습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초고령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 사회에 던져진 질문을 격주로 하나씩 톺아봅니다.





논설위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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