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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매일 혼술 했더니"…20대, 거울 보다가 충격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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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8회 작성일 24-10-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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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간질환 진료비 연 1437억원
20대 진료비 상승 폭 가장 커
20대 남성, 진료비 130% 늘어
음주로 인한 정신질환 진료비도 증가
"술에 관대한 문화 개선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날은 유독 아침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 어려웠습니다. 전날 술을 마셔 무리했나 싶었지만 일단 씻으려고 화장실서 거울을 봤죠. 피부와 눈 흰자가 샛노랗게 변해있더군요."

최근 취직에 성공한 박모 씨29는 올해 초 알코올성 급성 간염을 앓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술이 원인이었다"면서 "취준생이었던 당시 대학 동기들과 술을 자주 마셨고, 약속이 없는 날도 연이은 불합격 통보에 스트레스받아 집에서 매일 혼자 술을 마셨다"고 고백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어 "병원에 찾은 날 피검사를 해보니 간 수치가 1000대였다"며 "다행히 일주일가량의 입원 치료와 약 처방으로 회복했지만, 생활 습관이 몸을 망가뜨렸다는 생각에 그 일 이후로 술은 입에도 안 댄다"고 말했다.

최근 5년 새 음주로 인한 20대의 진료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청년층의 주의가 요구된다.
알코올성 간질환, 뭐길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성 간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부터 간염, 간경변 등 음주로 인해 발병하는 다양한 형태의 간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과도한 음주량의 기준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남자의 경우 주 210g 이상, 여자의 경우 주 140g 이상의 알코올 섭취를 하는 경우 간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본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 정보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소주·맥주·양주 1잔당 10g가량의 알코올이 포함된 것으로 계산한다.

지방간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심할 경우 우측 복부에 압통이 있다. 간염 환자들은 발열, 황달과 식욕감퇴를 호소한다. 간염이 심화하면 간이 섬유화돼 굳어버리는 간경변간경화로 이어지는데, 한번 기능이 떨어진 간은 회복이 어렵다. 이에 간 이식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알코올성 간질환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인한 총 진료비는 2019년 약 1331억원에서 2023년 약 1437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총 진료비는 14억9000만원에서 22억5000만원으로 51%나 늘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성별로 보면 20대 남성의 총 진료비는 6억2500만원에서 14억3800만원으로 130% 증가했다. 여성의 총 진료비는 8억6400만원에서 8억1600만원으로 6% 감소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음주로 인한 정신질환 진료비도 44억3000만원에서 59억3000만원으로 34% 증가해, 진료비 증가율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술보다 담배가 더 유해하다?

최근 전동스쿠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BTS 슈가. 앞서 슈가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슈가와취하는타임이라는 이름으로 술을 마시는 토크쇼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1월 연예인 신동엽이 슈가의 토크쇼에 게스트로 출연한 모습. 신동엽 역시 짠한형이라는 음주 기반 토크쇼 채널을 운영 중이다. /사진=유튜브 BANGTANTV 캡처


일각에서는 젊은 술병의 원인으로 술에 관대한 문화를 꼽았다. 지난해 3월 국립암센터에서 실시한 대국민 음주 및 흡연 관련 인식도 조사에서도 "술이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57.9%에 달했다. 술과 담배는 모두 1급 발암물질이다. "한두 잔의 술은 건강에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46.9%였다.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음주 토크쇼가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수의 콘텐츠들이 음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도 담고 있지만, 1020세대가 선호하는 연예인들이 술을 즐기는 모습이 자칫 음주 문화를 미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와 관련, 신승각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보통 급성 간염의 경우 간수치를 올린 원인을 제거하면 정상화된다"면서 "그러려면 알코올성 간질환은 금주부터 해야 하는데, 대부분 알코올 의존증으로 절주하기 힘들어하는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이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부연했다.

이어 "중중 알코올 간염부터는 간 손상 정도가 심해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며 "술의 도수가 낮으면 간에 무리가 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도수가 낮은 주류도 많이 마시면 똑같이 신체에 무리를 준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한번 굳어진 간을 재생하는 치료법은 아직 명확히 없다"며 "금주를 통해 간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당부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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