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빙빙 돌고 돈다…유모차 끌고 지하철 타보니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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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바깥나들이에 나섰는데, 높은 계단이나 혼잡한 승강기를 만나면 진땀부터 나게 되죠. 유모차에 특히 불친절한 게 계단도 많고 승강기도 복잡한 지하철입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 밀착카메라에는 저와 함께 취재를 같이 해줄 동반자가 있습니다. 바로 제 딸인데요. 오늘 제가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지하철로 서울 곳곳을 다닐 텐데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아니면 고충이 뭐가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파이팅."
하루 승하차 인원만 10만명인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유모차도 많습니다.
"지금 유모차 한 대 정도 간신히 들어오는 정도라서 이것도 좀 너무 좁네요. 기다리신 분들이 더 계신데."
서울시가 교통약자를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서울동행맵 코엑스로 이어지는 곳에 승강기가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6번 출구 엘리베이터 마크가 있으니까 한번 6번 출구로 가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볼게요."
하지만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열두 계단이 있네요. 다른 아기 유모차들도 있는데, 다른 어머님도 당황하고 계세요."
"유모차를 가지고 오신 고객님은 뒤편 3, 4번 출입구 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라, 그다음에 지상으로 올라가서 다시 횡단보도를 이용해라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개찰구를 나와 이 계단을 통하면 1분 30초면 코엑스에 닿는 거리.
하지만 반대편 출구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진짜 비까지 왔으면 우산 들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비는 안 오네요."
"바로 여기인데 8분 10초가 걸렸습니다. 바로 저희가, 아까 이 계단이거든요."
이 계단 열두개를 돌아가느라 7분 가까이 더 걸렸습니다.
마의 계단 같은 이곳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유모차를 여럿 만났습니다.
[김수정 : 아기가 자고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기자님을 만나게 됐네요.]
10분 동안 유모차 3개를 직접 옮겨드렸습니다.
[이선일 :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이런 도움을 당연히 받아본 적이 있어서…} 유모차 끌면 20~30분은 더 걸린다고 생각해야 하고 환승이나 이런 것도 많이 오래 걸리고, 엘리베이터가 또 역마다 공사하는 곳들이 있어요.]
[박태석 : 혼자서는 도저히 이렇게 뭐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도 주변에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공간이 좁아 규정에 맞는 경사로를 설치할 수가 없다"며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과정에서 개선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엔 서울식물원이 있는 9호선 마곡나루역으로 향하는 길.
"발빠짐 주의라는 게 사실 제일 무서운 게 이런 간이형 유모차 같은 경우는 바퀴가 작기 때문에 들어갈 때 덜컥 걸리거든요."
"가자 가자 가자. 이분 먼저 타시면 가자. 방해 안 되게 내리는 사람들 비켜주자. 가자. 타자."
탈 땐 간신히 잘 넘어갔는데, 화장실 때문에 도중에 내린 9호선 노량진역에선 식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른 불편함은 전동차 안에 유모차를 대놓을 공간이 넉넉지 않다는 것.
휠체어와 유모차 공간이 있다고 표시된 이 출입문으로 들어가도,
"옳지 들어가 발 조심 옳지 여기로 들어가자. 죄송합니다."
여기도 서 있는 사람이 많아 비좁습니다.
마지막 목적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으로 가는 길.
평소 많이 쓰는 네이버 지도 어플로 검색해봤습니다.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가서 6호선을 갈아타라고 돼 있습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내려 환승게이트를 지나 또다시 한참을 걸었는데, 정작 6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계단이 워낙 깊기 때문에 유모차를 들고 이렇게 내려가기도 사실 쉽지 않은 그런 상황입니다."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건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공덕역으로 간 후 거기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되돌아오라는 안내문.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 ARS :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안내문에 나온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는 16분 동안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자동으로 끊겼습니다.
여기서 6호선으로 갈아타면 딱 한 정거장인데.
"다시 공항철도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공덕역을 거쳐 환승하느라 15분이 더 걸렸습니다.
지하철은 대표적인 대중교통인데 이 대중이라는 말에 유모차 끄는 사람은 포함되지 않나 봅니다.
많이 좋아졌다지만 유모차 끌고 지하철 타기 여전히 참 어려운 게 많습니다.
아이 많이 낳으라 무조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이제는 이런 디테일에도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정수임 취재지원 박찬영 홍성민 작가 유승민 VJ 박태용 영상편집 김영선]
이가혁 기자 gawa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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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 밀착카메라에는 저와 함께 취재를 같이 해줄 동반자가 있습니다. 바로 제 딸인데요. 오늘 제가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지하철로 서울 곳곳을 다닐 텐데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아니면 고충이 뭐가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파이팅."
하루 승하차 인원만 10만명인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유모차도 많습니다.
"지금 유모차 한 대 정도 간신히 들어오는 정도라서 이것도 좀 너무 좁네요. 기다리신 분들이 더 계신데."
서울시가 교통약자를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서울동행맵 코엑스로 이어지는 곳에 승강기가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6번 출구 엘리베이터 마크가 있으니까 한번 6번 출구로 가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볼게요."
하지만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열두 계단이 있네요. 다른 아기 유모차들도 있는데, 다른 어머님도 당황하고 계세요."
"유모차를 가지고 오신 고객님은 뒤편 3, 4번 출입구 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라, 그다음에 지상으로 올라가서 다시 횡단보도를 이용해라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개찰구를 나와 이 계단을 통하면 1분 30초면 코엑스에 닿는 거리.
하지만 반대편 출구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진짜 비까지 왔으면 우산 들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비는 안 오네요."
"바로 여기인데 8분 10초가 걸렸습니다. 바로 저희가, 아까 이 계단이거든요."
이 계단 열두개를 돌아가느라 7분 가까이 더 걸렸습니다.
마의 계단 같은 이곳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유모차를 여럿 만났습니다.
[김수정 : 아기가 자고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기자님을 만나게 됐네요.]
10분 동안 유모차 3개를 직접 옮겨드렸습니다.
[이선일 :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이런 도움을 당연히 받아본 적이 있어서…} 유모차 끌면 20~30분은 더 걸린다고 생각해야 하고 환승이나 이런 것도 많이 오래 걸리고, 엘리베이터가 또 역마다 공사하는 곳들이 있어요.]
[박태석 : 혼자서는 도저히 이렇게 뭐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도 주변에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공간이 좁아 규정에 맞는 경사로를 설치할 수가 없다"며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과정에서 개선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엔 서울식물원이 있는 9호선 마곡나루역으로 향하는 길.
"발빠짐 주의라는 게 사실 제일 무서운 게 이런 간이형 유모차 같은 경우는 바퀴가 작기 때문에 들어갈 때 덜컥 걸리거든요."
"가자 가자 가자. 이분 먼저 타시면 가자. 방해 안 되게 내리는 사람들 비켜주자. 가자. 타자."
탈 땐 간신히 잘 넘어갔는데, 화장실 때문에 도중에 내린 9호선 노량진역에선 식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른 불편함은 전동차 안에 유모차를 대놓을 공간이 넉넉지 않다는 것.
휠체어와 유모차 공간이 있다고 표시된 이 출입문으로 들어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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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6호선으로 갈아타면 딱 한 정거장인데.
"다시 공항철도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공덕역을 거쳐 환승하느라 15분이 더 걸렸습니다.
지하철은 대표적인 대중교통인데 이 대중이라는 말에 유모차 끄는 사람은 포함되지 않나 봅니다.
많이 좋아졌다지만 유모차 끌고 지하철 타기 여전히 참 어려운 게 많습니다.
아이 많이 낳으라 무조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이제는 이런 디테일에도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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