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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이라 더 맛있다?…이 고기, 날로 먹으면 1군 발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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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2회 작성일 24-09-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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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장내기생충 조사사업으로 경남 함양군이 수변 지역 주민에게 채취한 검체에서 400배 광학현미경상 찍힌 간흡충란.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에서 진단했다. 사진 질병관리청

지난 3월 장내기생충 조사사업으로 경남 함양군이 수변 지역 주민에게 채취한 검체에서 400배 광학현미경상 찍힌 간흡충란.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에서 진단했다. 사진 질병관리청

경북에 사는 50대 A씨는 집 근처 강에서 주말마다 낚시를 즐겼다. 낚시로 잡은 민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 먹는 게 그의 오랜 낙이었다. A씨 자녀들은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며 말렸지만, 그는 “평생 먹었지만 아무 문제 없었다”며 직접 잡은 민물고기 생식을 즐겼다. 그러다 지난해 A씨는 동네 보건소 권유로 받은 장내기생충 검사에서 간디스토마간흡충증라는 진단이 나왔다. 간흡충에 감염된 상태였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가만두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말에 A씨는 급히 기생충 치료를 받았지만, 후유증을 걱정하게 됐다.

국내에 A씨처럼 간흡충 등 장내기생충에 감염된 이들이 적지 않다.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식습관이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국적인 장내기생충 조사는 2013년이 마지막이었다. 1971년 첫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실태조사에서 84.3%,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장내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국가적인 구충사업과 위생환경이 나아지면서 조사를 거듭할수록 급감해 마지막 2013년 조사에선 2.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선 감염률이 높다.
지난 2월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한국건강관리협회 검사요원과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담당자들이 장내기생충 검사 분석 방법을 실습하고 있다. 사진 질병관리청

지난 2월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한국건강관리협회 검사요원과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담당자들이 장내기생충 검사 분석 방법을 실습하고 있다. 사진 질병관리청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강섬진강·낙동강·영산강·금강·한강 유역 주민 3.7%가 장내기생충에 감염된 상태였다. 질병관리청이 장내기생충 유행 지역인 5대강 유역의 보건소와 협력해 36개 시·군 주민 2만6408명을 대상으로 감염률을 조사했다. 보건소가 검체를 수집하고, 한국건강관리협회는 간흡충 등 11종 감염을 진단, 질병관리청이 검사 결과를 확인·분석한 결과다.

감염률은 직전 3년간 5%대를 유지했으나, 그나마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년 전 14.3%에 달하던 감염률이 꾸준한 관리 사업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전반적인 수치는 나아졌지만, 섬진강 유역의 전남 광양시12.3%·경남 하동군8.9%·전남 구례군6.7%과 낙동강 유역의 경북 영천시5.4%·포항시5% 등은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간흡충 감염률은 낙동강 유역 주민에게서 높게 나왔다. 포항시5%가 가장 높았고, 경북 청송군4.7%·영천시3.4%가 뒤를 이었다.

장내기생충은 영양 결핍이나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심할 경우엔 장기 손상과 패혈증으로 이어진다. 간흡충이 가장 위험하다.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즙담즙을 쓸개십이지장로 옮기는 관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간흡충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국립암센터의 2016년 분석에 따르면 국내 간흡충 감염 유행지역에서 담관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담관암담낭 및 기타 담도암은 5년 생존율이 25.3%에 불과한 무서운 암이다. 간흡충 감염만 피해도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지난 3월 장내기생충 위험지역 주민 대상 조사사업으로 경남 함안군이 식품매개감염병인 간흡충감염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하는 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 질병관리청

지난 3월 장내기생충 위험지역 주민 대상 조사사업으로 경남 함안군이 식품매개감염병인 간흡충감염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하는 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 질병관리청

최성준 충북대 의대 교수는 “간흡충 감염을 피하려면 자연산 민물고기를 절대 날로 먹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교수는 “간흡충은 피낭유충 상태로는 위산에도 녹지 않고 김칫국물에 담겨있어도 죽지 않는다”며 “민물고기를 조리한 칼·도마로 미나리나 김치를 썰어 먹는다면 교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어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감소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자연산 민물고기 생식 습관이 주원인인 식품 매개 기생충 감염은 여전하다. 적극적으로 보건소와 협력해 감염을 예방하고, 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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