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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흉기 찾고 있다"…통화 후 엘베 안에서 죽어간 피해자[그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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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4-09-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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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오피스텔서 말다툼 뒤 친구 살해
- 유족·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 안 나" 진술
- 1심 징역 14년…2심은 12년으로 감형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1년 9월 30일. 친구가 자신을 ‘멸치’라고 놀렸다는 이유로 흉기로 찌르고 도망치는 친구를 끝까지 쫓아 살해한 A24·남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quot;친구가 흉기 찾고 있다quot;…통화 후 엘베 안에서 죽어간 피해자[그해 오늘]
지난 2021년 5월 23일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사진=뉴시스 유튜브 캡처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발생 약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동갑 친구 B24·남씨를 알게 됐다. 이들은 2018년 10월경부터 2021년 4월경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중고차 판매 영업을 함께하기도 했다.

비교적 마른 체형이었던 A씨와 달리 B씨는 키 약 168cm에 몸무게 125kg가량으로 덩치가 있는 체형이었다. 이들은 서로의 체형을 두고 ‘멸치’, ‘돼지’ 등으로 받아치며 장난을 치곤 했다.


사건 당일 A씨는 자신의 집인 인천의 한 오피스텔 11층에서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이 생겼다. 평소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여 칼이나 흉기를 찾았던 A씨는 이날도 부엌에서 흉기를 챙겼다.

B씨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A씨가 흉기를 찾고 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평소 A씨의 술버릇을 알고 있던 친구는 B씨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야 너희 도발하지 마, OO아B씨 너도 그만하고 집에 가라”며 이들을 말렸다.

그러나 A씨는 흉기로 B씨의 가슴 부위를 찔렀다. 부상을 입은 B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도망가려 하자 A씨는 이를 막고 재차 찔렀다.

당시 오피스텔 11층에서 “살라달라”는 소리를 들은 주민들은 경찰에 “비명 소리가 들린다”며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오피스텔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1층 로비에 쓰러져 있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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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021년 5월 24일 오후 인천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A씨.사진=뉴시스
이후 체포된 A씨는 경찰조사에서 “친구와 시비가 왜 일어났는지 친구를 왜 흉기로 찔렀는지 술에 취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함께 술을 마시던 B씨가 자신의 체형을 놀리자 평소 무시당해 왔다는 불만을 참지 못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피해자의 친형은 “숨진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리겠다”며 사건 당시 CCTV를 뉴시스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흉기에 한차례 찔린 B씨가 엘리베이터로 도망가자 개방 버튼을 누른 뒤 쫓아가 재차 흉기를 휘두르는 A씨의 모습 등이 담겼다.

피해자의 형은 “A씨는 ‘동생이 체형으로 놀려 살해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오히려 그는 130kg 거구의 동생을 더 많이 놀려왔다”며 “체형으로 놀려 살해하게 됐다는 A씨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술에 취했다면 영상의 모습처럼 똑바로 걷지 못했을 것이다”며 “닫히는 엘리베이터를 붙잡고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조차 만취한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후 검찰은 살인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무릎을 꿇은 뒤 “저랑 가장 친구였던 피해자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며 “유족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술에 취해 대수롭지 않은 이유로 친구인 피해자를 찔러 치명상을 입힌 뒤 도망가는 피해자를 쫓아가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A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에게 1심보다 줄어든 징역 12년을 판결했다. A씨가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

대법원은 “범행의 동기, 수단 등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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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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