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 200만원 버는데" 이틀 만에 1억 털렸다…30대 울린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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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바람잡이, 포인트 충전, 진짜 같은 사이트… "누구라도 현혹된다"
"간단한 아르바이트 해보실래요?" 30대 여성 A씨는 지난 3일 모르는 번호로 연락을 받았다. 그는 포털사이트에 미니 가습기 후기글을 적어주면 H 쇼핑몰 사이트에서 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H 사이트에서는 해당 포인트를 이용해 또 다른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제품 체험단으로 활동했던 A씨는 흔쾌히 응했다. 후기글을 작성하니 실제로 H 사이트에 포인트가 찍혔다. 이벤트 직원은 A씨에게 "이해를 너무 잘하신다"고 칭찬했다. 이벤트 직원은 요즘 발주 프로젝트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A씨도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A씨는 이틀 뒤 9150만원을 잃었다.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 포인트 구매 사기였다. A씨는 "평소 사기를 당한 적이 없는데 너무 교묘했다"며 "월급 200만원 벌어서 1억 가까이 되는 돈을 잃으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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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미끼로 접근… 어떻게 범행 저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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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발주 프로젝트는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A씨가 선구매하고 나중에 포인트로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는 구조였다. A씨가 H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포인트가 바로 들어왔다. 매니저는 포인트 출금 신청을 하면 A씨 통장으로 돈이 입금된다고도 했다. A씨는 발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텔레그램에 초대됐다. 매니저는 채팅방 안에 있는 사람들이 1단계부터 12단계까지 모두 제품 주문을 완료해야 원금에 수익금까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제품은 조명, 청소기, 냉장고, 쇼파, 골프채 등 다양했다. 1단계 금액은 13만9000원이었다. 2단계는 26만9000원, 3단계는 57만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10단계부터는 1000만원을 넘어서더니 11단계는 2139만원, 12단계는 2890만원을 요구했다. 전체 금액 9150만원이었다. 금액이 커질수록 A씨는 불안함을 느꼈다. 채팅방에 있던 사람들은 "당신 때문에 우리 모두 정산 못 받으면 책임질거냐" "나중에 돌려 받으니까 우선 내라"고 했다. "여기 들어올 수 있는 게 행운이다" "피해를 주면 고소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모든 돈을 입금했지만 돌려 받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사기임을 알게 됐다. A씨는 지난 8일 경남 진해경찰서에 입금 계좌주 두 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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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잡이, 포인트 충전, 진짜 같은 사이트… "누구라도 현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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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시 현혹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바람잡이와 포인트 충전 등을 꼽았다. H 사이트 역시 겉으로는 일반 쇼핑몰과 유사했지만 사실은 가짜 사이트였다. A씨는 "처음에는 소액이긴 했지만 출금 신청을 했을 때 실제로 통장에 돈이 들어왔다"며 "금액이 커져도 나중에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A씨가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에서 조회한 결과, 입금 계좌주들은 다른 사기 건으로 이미 신고가 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먼저 입금하면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식의 제안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의심하는 게 중요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경찰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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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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