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웬 마네킹이…아무도 안 하는 심폐 소생술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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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곳에 1.6억원 들인 체험장… 이용자 거의 없고 아예 먹통인 곳도
“으악, 깜짝이야! 웬 사람이 누워있는 줄 알았네!” 지난 18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의 한 버스 정류장. 버스에서 내린 30대 여성이 정류장 옆에 놓인 사람 상반신 모양 마네킹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기자가 다가가 살펴보니,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작년 9월 설치한 ‘심폐 소생술 키오스크’였다. 언제든 심폐 소생술을 연습해 볼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무인 체험장이다. 공중전화 부스만 한 공간에 스크린과 마네킹이 한 세트로 들어 있다. 스크린으로 심폐 소생술 하는 방법을 배운 뒤 마네킹의 가슴 부분을 눌러 연습하면 된다. 본지 한영원 인턴기자가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에 있는 심폐 소생술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모습. /박상훈 기자 그러나 막상 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화문역 심폐 소생술 키오스크를 20분간 지켜봤지만,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직장인 김모씨는 “매일 그 앞을 지나다니지만 심폐 소생술 체험장인 줄 몰랐다”고 했다. 최모씨는 “누가 사람들 오가는 길에서 눈치 보이게 심폐 소생술 연습을 하느냐”고 했다. 성동구 시립성동청소년센터의 심폐 소생술 키오스크는 건물 3층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돼 있었다. 지난 19일 이곳을 방문해 30분간 지켜봤지만 이용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설치만 해놓고 관리가 부실한 곳도 있다. 광화문 새문안교회 인근 키오스크는 “하나! 둘! 셋!” 하는 음성 안내는 나오는데 스크린은 ‘먹통’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길거리 그 마네킹 정체가 뭐냐’ ‘밤에 보면 소름 돋는데 흉물이 따로 없다’ ‘누가 길 가다 이런 걸 보고 따라 하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정관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시민들이 모르면 실패한 정책”이라며 “장소나 수요 등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고 어떻게 알릴지 고민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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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최연진 기자 now@chosun.com 한영원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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