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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를 구해주세요" 후원 모금…수상쩍은 1700만원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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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1회 작성일 24-07-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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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푸바오 살리자" 청원 등장, 9만명 서명
"안내 없이 자동 결제에 용처도 불분명"
경태아부지 갑수목장 등 잇단 논란도
quot;푸바오를 구해주세요quot; 후원 모금…수상쩍은 1700만원의 행방

"푸바오와 고통받고 있는 다른 판다, 동물들을 함께 구해요."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돕자는 각종 서명 운동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푸바오가 지내는 중국 쓰촨성 청두시 선수핑 기지의 사육 환경이 부적절하며, 학대 정황이 드러났기에 실상을 알려야 한다는 취지다. 푸바오 팬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푸바오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한 해외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서명 운동 독려 글이 게재됐다. 25일 기준 9만 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고, 지난달 기준 1,700만 원 넘는 금액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명 및 후원 규모가 커지자 팬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서명 참여 이후 사이트가 유도하는 후원금의 운용 주체가 불분명하고 사용처도 안내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내에선 후원금을 내야만 서명이 되는 줄 알았다 후원 이후 월별 자동 결제가 신청됐는데 취소하는 법을 모르겠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 청원 사이트 결제 단계에서 볼 수 있는 안내문에는 "제때 지지를 얻는 것이 청원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며 "후원금을 통해 청원을 홍보할 것"이라는 모호한 말만 적시돼 있다. 지난달 서명에 참여했다는 오모50씨는 "5만 원을 후원했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서명 인원이 수시로 바뀌는 등 신뢰도가 떨어지고, 돈이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 나와 있지 않아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동물을 앞세워 후원금을 모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유기동물 등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온라인을 통한 후원 문화도 확산되면서다. 그러나 사용처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후원은 사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정심 호소·법적 사각지대... 사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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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후원을 빙자한 범행은 동정심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속기 쉽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쉽게 동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물 후원 콘텐츠가 늘었다"며 "그만큼 악용도 쉽다"고 진단했다. 2022년 유기견이었던 자신의 반려견 경태와 태희가 유명세를 얻자, 이들의 심장병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1만2,800여 명에게 약 6억 원을 뜯어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택배기사 김모34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후원금은 김씨의 빚을 갚거나 도박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잘못된 모금을 막기엔 법적 규제도 모호하다. 기부금품법상 모집 목표가 1,000만 원을 넘는 경우 금품 모집 전 시·도지사나 행정안전부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소액 후원에는 혐의 적용이 어렵고 △해외 사이트를 통한 경우 추적이 어려우며 △수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선제적으로 관리할 방법이 없어서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소속 신수경 변호사는 "동물을 도와달라는 말을 앞세운 모금은 명확한 목적을 명시한 게 아니어서 상대를 적극 기망했다고 보기 어려워 사기죄로도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9년 5월부터 12월까지 약 7개월간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 및 처우 개선 명목으로 후원금 1,700여만 원을 받은 반려묘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 운영자는 2022년 2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관할 관청에 등록도 안 하고 대규모 기부금을 모집했지만 사용 목적을 명시하지 않았기에 기부금 요건에 해당이 안 돼 후원자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동물 후원,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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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후원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한하고, 사기 위험이 있는 후원의 경우 관계 기관에서 사전 경고하는 등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도 개선에 앞서 후원자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민들이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원 영수증을 발급해 주거나 기부금 단체로 등록된 곳에 후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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