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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보다 더워" 50년 만의 열대야에 청계천 시민들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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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4-08-0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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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브라질보다 더워quot; 50년 만의 열대야에 청계천 시민들 북적

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 시민들이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8.1 ⓒ 뉴스1 임여익 수습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임여익 기자 = "브라질보다 습하네요."

1일 해가 진 오후 8시 15분 서울 종로구 청계천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과 관광객으로 북적거렸다. 스웨덴과 브라질에서 각각 여행을 왔다는 엘사27와 루카스28는 청계천 돌다리 위에 앉아 발을 물에 담근 채 손 선풍기를 얼굴에 가까이하며 연신 땀을 훔쳤다.


엘사는 "얼마 전 일본 도쿄에도 다녀왔는데 한국이 더 습하고 더운 것 같다"며 "가이드북을 보고 경복궁과 청계천 인근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걷다가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손 선풍기도 샀다"며 고개를 저었다.

여름밤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도 더위 쫓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8.8일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대 일수의 열대야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한 달간 1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밤에도 고온다습한 바람이 지속해서 유입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발을 물에 담그거나 물장구를 치는 등 서울의 대표 피서지 중 하나로 꼽히는 청계천에도 더위를 쫓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광화문 네거리 근처 청계천 일대엔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둠이 깔렸음에도 불구하고 29도의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주로 가족 단위로 청계천을 찾은 60여명의 시민은 무릎까지 바지를 걷어 올리고 물장구를 치거나 발을 담그고 독서를 하는 등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캐나다에 거주하다 7년 만에 한국에 왔다는 이성원 씨35는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날씨가 동남아처럼 습하고 더워져서 너무 놀랐다"며 아내, 9살짜리 아들과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히다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진선정 씨64는 "아들이 서울에 취업해서 집을 구할 겸 올라왔는데, 서울이 너무 더워서 물가 쪽으로 와 봤다"며 하얀 종이를 반으로 접은 채 연신 부채질을 이어갔다.

4살 손자의 손을 잡고 강가를 찾은 손정식 씨68는 밀짚모자를 쓰고 흰색 삼베 재질의 셔츠를 입은 채 연신 얼굴만 한 부채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손 씨는 "최근 날씨가 계속 습하고 더웠지만 오늘이 제일인 것 같다"며 "아침부터 에어컨을 트니 전기 요금이 걱정되기도 하고 더위에 손자가 칭얼거려서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광화문, 종각 등 인근에 회사가 밀집된 만큼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얼음이 가득한 커피잔을 손에 든 채 팔꿈치까지 셔츠를 걷어 올린 이들은 청계천 돌다리 인근에 앉아 강가를 바라보거나 정장 바지를 무릎까지 올린 채 더위를 쫓고 있었다.

종각역 인근에서 퇴근 후 후배와 청계천을 찾았다는 박영수 씨41는 "요즘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많이 온다고 해서 한 번 와 봤다"며 "집에 가도 더운데 여기는 물가라서 좀 더 시원한 것 같다. 그동안 선풍기만 켜고 잤는데 오늘은 에어컨을 켜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직장인 최진성 씨28도 "최근 날이 덥고 습해서 잠을 못 이루는데 청계천이 한강보다는 사람도 적고 지저분하지 않아서 좋다"며 "오늘은 양복에 구두를 신어서 물에 발을 못 담그지만 다음에 연인과 올 땐 샌들 신고 발을 푹 담그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열대야는 8월 초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일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면서 기온은 떨어질 수 있으나 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고 체감 온도가 올라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폭염 경보 및 주의보가 해제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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