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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단역배우 자매 사망 어머니는 지옥을 산다…가해자에 눈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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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3-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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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유족 최악의 근황
[단독] 단역배우 자매 사망 어머니는 지옥을 산다…가해자에 눈덩이 손해배상 [세상amp;amp;]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피해자들 빈소 사진. [유튜브 ‘KBS 교양’ 캡처]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 2009년, 아파트 18층에서 3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일 뒤그의 여동생도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두 딸을 잃은 충격에 부친 역시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한 가족이 그렇게 붕괴했다. 한국을 발칵 뒤집은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 이야기다. 자매 중 언니 A씨는 방송기획사 관계자 12명에게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할 수 있는 소송은 다 했다. 하지만 가해자들 중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고, 아무런 손해배상 책임도 지지 않았다. 관련 형사 사건에서 법원이 “공권력의 총체적 실패를 자책한다”고 유족을 위로할 정도였다.

그런데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결과, 유족의 근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홀로 살아남은 어머니가 오히려 가해자들에게 1인당 300~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줄지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되짚어 봤다.

유족이 공개한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피해자들. [유튜브 ‘KBS교양’ 캡처]


▶12명에게 성범죄 피해…고소 취소하면서 처벌 면해=시간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당시 30씨는 동생의 소개로 영화·드라마 보조출연자 일을 시작했다. 비극의 씨앗이었다. A씨의 고백에 따르면 그는 3개월간 직장에서 만난 남성 4명에게 성폭행당하고, 8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A씨는 가정에서 이상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죽여야 해’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가전 제품을 부수는 등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A씨의 범죄 피해는 가족이 그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알려졌다. 치료 과정에서 A씨는 피해 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았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피해자가 생전에 남긴 일기. 성범죄 피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유튜브 ‘KBS뉴스’ 캡처]


A씨는 그 해 말, 가해자 12명을 모두 고소했다. 하지만 그의 심신은 수사 과정에서 더욱 피폐해졌다. 가해자 중 일부는 사건 초기에 성관계를 인정해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했으나 수사가 시작되자 말을 바꿨다. “성폭행은 아니었다”는 등 혐의를 부인해 A씨는 수십 번 대질심문을 반복해야 했다.

가해자들은 “집에 불을 지르겠다”,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결국 고소를 취소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성폭행·성추행은 친고죄였다. 친고죄는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재판에 넘길 수 없다.

법원은 12명 전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홀로 남은 어머니, 민사소송 했지만 소멸시효 지나 패소=고소를 취소한 A씨는 2009년 8월 18일 18분, 서울의 한 아파트 18층에서 스스로 생을 마쳤다. 유서엔 “난 그들의 노리개였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가 택한 날짜와 시간인 ‘18’은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홀로 남은 어머니 장씨는 2014년 가해자 1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패소였다. 민법상 소멸시효인 3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었다. 성폭행 발생부터 9년 6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당시 법원은 “증언과 신문결과에 따르면 A씨가 강제추행 등 성폭행을 당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생전에 쓴 일기장에 대해서도 “피해망상으로 작성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관련 민사 판결문. [유튜브 KBS뉴스 캡처]


하지만 “A씨가 성폭행을 당했더라도 성폭행을 당한 뒤 9년 6개월, 극단적 선택을 한 뒤 4년 6개월이 지나 소송이 제기됐다”며 “민법상 소멸시효인 3년이 지나서 장씨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족이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형사 재판행=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진 가해자들은 A씨의 어머니인 장씨를 형사 고소했다. 장씨가 가해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실제 장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처벌은 피했다. 법원은 2017년 2월, 장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하며 장씨를 위로했다.

당시 법원은 “기록을 종합하면 성폭행 등 고소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실제 성관계가 인정되는 4명과 A씨가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고소를 취소했고,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았을 뿐 성폭행이 없었던 건 아니라는 점을 밝힌 셈이다.

법원은 “공권력이 자신의 부끄러운 실패를 외면한 채 그 실패에서 비롯된 어머니의 절망적 몸부림을 단죄하는 것은 공권력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장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법원은 공권력의 한 부분으로서 공권력의 총체적 실패를 자책하고 반성한다”며 “공권력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장씨가 치유받을 기회를 주지도 못한 사실이 분명하다”고 했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유족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문. 법원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하며 유족을 위로했다. [MBC뉴스 캡처]


이 사건은 미투 운동이 확산하던 2018년 재조명받으며 재조사 촉구 여론이 높아졌다. 경찰청장도 “수사 과정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히며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하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재수사 착수는 하지 못한 채 유야무야 잊혀졌다.

▶자력구제 나선 어머니, 손배소 줄패소=헤럴드경제가 취재한 결과,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건이 관심에서 멀어진 사이 유족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가해자들이 장씨를 상대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줄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장씨의 손해배상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유족 장씨의 1인 시위 사진. 모든 소송에서 패소하자 장씨는 자력구제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줄소송을 당하고 있다.[KBS교양 캡처]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가해자 중 한 명이 장씨를 상대로 1억원을 청구한 결과, 일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1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11민사부부장 구광현는 최근 장씨가 가해자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장씨가 더이상 인터넷 등에 가해자를 특정한 글을 올리지 말고, 어길 경우 1회당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도 “장씨의 두 딸이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피해·2차 가해로 정신적 고통을 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안타까운 사정이 존재하긴 한다”며 “피해자가 성폭행 및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긴 했다.

하지만 1심은 장씨가 가해자의 회사 앞에서 가해자를 특정해 시위를 한 점과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을 반복해 인터넷에 올린 점을 문제 삼았다. 1심은 “이 과정에서 장씨가 실명을 직접 거론하거나, 사실상 특정이 가능하게 해 사회? 평판을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장씨가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씨가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은 이것뿐만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가해자 3명도 장씨를 상대로 명예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최근 승소가 확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해자들에게 1인당 300~50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1·2심에 이어 대법원을 거쳐 확정됐다.

이로써 가해자들은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졌다. 두 딸과 남편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어머니만 패소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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