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가스관이 떨어져요"···폭우에 전세사기 아파트가 무너진다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건물 외벽·가스관이 떨어져요"···폭우에 전세사기 아파트가 무너진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4-07-18 17:22

본문

뉴스 기사
인천 미추홀구 13층짜리 아파트
건물 2~7층 사이 폭우로 ‘와르르’
작년 말부터 총 3차례 붕괴 사고
세입자들 조치 요구에 구청 “…”


외벽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업체 직원이 18일 붕괴로 파손된 마감재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이 아파트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많이 산다. 이예슬 기자

외벽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업체 직원이 18일 붕괴로 파손된 마감재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이 아파트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많이 산다. 이예슬 기자



인천에 폭우가 내린 18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사는 미추홀구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면서 가스 배관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말부터 총 3차례 외벽이 무너졌다. 폭우로 인해 건물 균열이 악화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은 깊어졌다. 세입자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할까 두렵다”며 구청 등에 조치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후속책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3시30분쯤 인천 미추홀구의 13층짜리 아파트에서 건물 외벽 한쪽이 무너졌다. 천둥 같은 굉음에 잠이 깬 세입자 은모씨43는 “또 무너졌구나”하는 생각에 외벽을 확인했다고 했다. 건물 2~7층 사이의 외벽 한 면이 폭우로 와르르 무너져 있었다. 외벽에 붙어있던 가스 배관도 떨어져 아래로 축 처진 상태였다. 은씨는 “가스 배관이 터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날까 겁이 나 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후 건물의 가스 공급은 차단됐다.

인천에는 지난 16일 0시부터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지역별로 적게는 250㎜, 많게는 400㎜의 비가내렸다. 이곳에 사는 강민석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대표는 “비가 많이와서 가스 배관 조차 못고치고 차단된 상태로 두면서 세입자들은 찬물로 씻거나 음식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가 빨리 그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건물이 무너지는 현상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10~13층 사이 외벽이 무너졌고, 올해 1월에는 7~10층 사이의 외벽이 떨어졌다고 한다. 세입자들은 그때마다 안전사고를 우려해 구청에 조치를 요구했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이 방치됐다. 아파트 1층 주차장 한편에는 이날 붕괴로 떨어져나온 마감재에다 지난겨울부터 추락한 마감재들이 쌓여 있었다. 현장을 정리하던 소방 관계자는 “또 이렇게 될 것 같았다”며 “저희도 전문가가 아니라 더 건드릴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 18일 새벽 외벽 붕괴 사고가 일었다. 소방관 등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이예슬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 18일 새벽 외벽 붕괴 사고가 일었다. 소방관 등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이예슬 기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은씨는 “지난 겨울 외벽이 무너졌을 당시 집 방범창이 다 파손됐다”며 “불안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했다. 세입자 A씨는 “가스가 새어 나오기라도 했다면 큰 폭발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찔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전세사기 피해를 본 세입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중”이라고 했다. 건물 수리를 책임져야 할 임대인은 전세사기 재판 중으로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고 했다. 구청도 “사유재산이라 조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그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강 대표는 “세입자들이 사비로 수리하는 방법밖에 없다는데, 전세사기로 경매 중인 아파트라 세입자들은 여기 살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태”라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리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 18일 새벽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해 외벽 마감재와 가스 배관이 파손되어 있다. 이예슬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 18일 새벽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해 외벽 마감재와 가스 배관이 파손되어 있다. 이예슬 기자



세입자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분통을 터트렸다. 세입자 이모씨40는 “구청은 항상 방법이 없다고 하고, 자기 일이 아니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지난겨울 외벽이 무너지면서 보일러 연통이 다 찌그러졌을 때도 결국 사비로 고쳤다”고 했다. 은씨는 “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이라도 제시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해결할 의지도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는 “유관부서 담당자가 조치할 수 있을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사유재산이라 지원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전세사기 주택의 경우 누수 등 하자가 발생하면 세입자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대다수”라며 “수리가 이뤄지지 않는 집에 세입자들을 그대로 두는 것은 공공이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들을 방치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외벽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의 주차장에 외벽 마감재들이 쌓여있다. 이 아파트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많이 산다. 이예슬 기자

외벽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의 주차장에 외벽 마감재들이 쌓여있다. 이 아파트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많이 산다. 이예슬 기자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경향신문 주요뉴스

· ‘국회의원’ ‘유명배우’ 동생으로 둔 과기부 장관 내정자, 유상임은 누구
· 물 잠긴 재래시장, 대피령 떨어진 마을…바다로 변한 충남 당진
· [단독] ‘쯔양 과거’ 제보자는 전 연인 변호사, 최근까지 쯔양 고문직
· “건물 외벽·가스관이 떨어져요”···폭우 속 전세사기 아파트가 무너진다
· [속보] 이재명 ‘전국민 25만원’ 지원금법, 국회 행안위 통과···국민의힘 퇴장
· ‘카드깡’으로 50억 챙겨 람보르기니·벤틀리 몰고 다닌 20대
· 문체부의 축구협회 조사, 정말 월드컵 금지 사안일까…‘정치 중립’ FIFA 정관 따져보니
· 김건희 ‘명품가방 수수’ 종결한 권익위, 이재명 ‘헬기 이송’ 조사 통보
· 스프레이식 ‘거미줄’ 러닝화, 파리올림픽에서 일낼까
· ‘청탁 폭로’ 한동훈 사과했지만···전대 후에도 이어질 친윤계와 갈등·야당발 사법리스크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5·18 성폭력 아카이브’ 16명의 증언을 모두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495
어제
2,044
최대
3,806
전체
699,890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