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탄핵 이라니…" 시간 멈춘 광화문, 일부 참석자 눈물 > 사회기사 | society

“박근혜 대통령도 못 지켰는데 또 다시 탄핵이라니…” “윤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 부정선거 범죄자들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진짜 내란 공범이다”

14일 오후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 204표·부 85표로 가결된 광화문 일대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집회 참가자들의 분노의 울음 소리로 가득했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4만명, 집회 측 추산 100만명이 모였다. 탄핵 가결 순간 광화문 일대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연신 눈물을 훔치며 연신 태극기를 휘날리는 이도 있었다. 탄핵이라는 현실을 부정하듯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먼저 감옥으로 가야한다”는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는 “탄핵 가결은 무효”라며 “우리가 대통령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얼이 빠진 채 자리에 그대로 서있기도 했다. 시민들은 “어떤 놈들이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몰아내느냐”고 했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갈 곳을 잃은 이도 있었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는 자유통일당·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등 보수 단체를 주축으로 하는 예상 참석 인원 3만명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국회의 2차 탄핵 표결 시간14일 오후 4시을 4시간 앞둔 이날 오후 12시부터 서서히 광화문으로 모여 들었다. 한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다른 한 손에는 ‘이재명을 구속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참가자 중 일부는 “집회가 열리는 도로가 너무 좁다”며 경찰에게 “건너 편 차로도 집회를 위해 열어 달라”고 했다. 이들은 이어 “경찰국가수사본부이 경찰 수장조지호 경찰청장도 구속하는데 경찰 지시 따위 따를 필요 없다”며 “옆 차선으로 가서 드러눕자”고도 했다.

경찰은 집회 장소인 동화면세점부터 대한문까지 약 600m 전체 8개 차로를 통제했고 경찰 버스 13대를 동원, 광화문광장과 동화면세점 사이에 벽을 세웠다. 집회 참석 인원은 차로부터 인도까지 가득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왔다는 직장인 전모41씨는 “좌우를 떠나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난생 처음으로 집회에 왔다”며 “탄핵이 됐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까지 이 결과를 뒤집을 기회가 있을 것이고, 그 사이에 부정선거 의혹 또한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딸 부부와 함께 온 주부 조모57씨는 “절대 선이 악을 이길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조씨는 “어른이 여의도에서 촛불 들면 ‘깨어있는 시민’이고, 광화문에 오면 ‘꼰대’인가”라며 “탄핵 심판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왔다는 김휘영81씨는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고 있는 대통령을 야당이 무조건 반대만 해대니 나라가 돌아가지 않아 걱정되는 마음에 이곳에 나왔다”며 “나는 청계천이 허허벌판이던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적군과 싸웠고 이렇게 부흥한 우리나라가 정치 때문에 망해가는 것을 두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김씨는 “대통령을 탄핵시킨 엉터리 정치인들을 다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대전 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민석26씨는 “대통령은 탄핵됐지만 우리의 2차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헌법재판소 앞으로 찾아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왔다는 월남전 참전용사 윤종만83씨는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나는 나라를 위해 싸웠는데 국회의원들은 나라를 망하는 길만 찾아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집회 본 무대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6번 출구 근처에 설치되면서 경찰은 현재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시청역 방면의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극심한 교통 정체가 예측되면서, 경찰은 이곳에 진입하는 차량들을 다른 도로로 우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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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heresyeon@chosun.com 안준현 기자 010528038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