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트렁크에 아슬아슬 매달려 꽥꽥…고속도로서 포착된 장면 > 사회기사 | society

한 운전자가 살아있는 오리를 차량 뒤에 아슬아슬하게 매단 채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장면은 지난 14일 제보자 A씨가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 20분쯤 가족과 저녁 식사를 위해 송산마도IC를 지나 경기 화성 제부도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영상을 자세히 보면, 오리 2마리가 자루 하나에 담긴 채 트렁크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자루에 뚫은 구멍으로 목만 내밀 수 있도록 해놔, 오리들은 한 방향만 바라보며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이다. 중간중간 오리들 입이 벌어졌다 닫히는 모습도 보인다. A씨는 영상에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 “불쌍하다. 오리를 왜 저기다 매달아 놓느냐”며 “가까이 붙지 말라”고 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도 연신 “불쌍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A씨가 당일 공유한 영상은 24일 기준 509만회 넘게 조회됐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A씨는 조선닷컴에 “운전하던 남편이 ‘오리가 저기 왜 있어’라면서 가까이 가서 봤는데, 오리가 꽥꽥 울면서 오줌 같은 걸 계속 바닥에 흘리고 있었다”고 했다.

영상을 본 다수 네티즌은 오리를 매단 채 주행한 운전자를 지적했다 “나도 오리백숙, 오리훈제 좋아하는 데 이건 아니다”라며 “동물에 지나치게 감정 이입하는 게 아니라, 이건 진짜 학대이지 않으냐”는 댓글은 1만7000개 이상 최다 공감을 얻었다. 이외에도 “오리고기를 먹는 것과 저렇게 생명 경시를 하는 건 별개의 문제 아니냐. 오리가 너무 불쌍하다” “아무리 육식한다 쳐도 그 과정에서 도살되는 동물의 고통을 줄여줘야 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리” “오리고기를 소비하는 걸 떠나서 살아있는 걸 차에 달고 다니는 건 보기 안 좋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도로교통법 제39조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위반을 언급한 네티즌은 “오리를 담은 자루가 터지거나, 묶었던 끈이 끊어져 도로에 낙하하면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도 따를 것”이라고 했다.

결국 A씨는 운전자를 동물 학대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 아직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죽이거나 학대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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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