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기준 시도별 소멸위험지수 값통계청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에서 계속 살고 싶은데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어 떠날겁니다."
20대 이종수 씨는 "본가가 부산이라 부산에서 취직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많이 없는 것 같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대 김민지 씨는 "부산에 사는 이유는 경제적 형편이 안돼서 본가에서 살기 때문인데, 여건이 되면 부산을 떠날 예정"이라며 "취업을 준비 중인데 일자리가 없다는 말을 여러 면에서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30대 정준영 씨는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건 청년들인데 정작 청년이 만족하고 체감할 수 있는 취업 등 정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산시가 전국 11개 광역시 중 처음으로 소멸위험 단계에 들어섰다. 2030세대 인구 감소세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데다 노인 인구 비율이 23%로 광역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등 인구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부산인구 이동통계에서 연령별 순이동률을 보면 20대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대, 50~60대, 40대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 부산 연령별 순이동률동남지방통계청 제공
이동 사유와 연령대를 보면 직업문제가 13만 2000명으로 전국 경제권역 중 가장 많았으며 교육문제가 6만 4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인구유출에 대한 부산시의 미온적 대응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를 들어 국내 5위 철강회자이자 부산 향토기업인 YK스틸 이전 문제를 보면, YK스틸 본사와 공장이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협력업체 포함 약 4000명 정도가 부산을 떠나가게 된다. 기업을 유치하는 것 만큼 기업 존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철 부산시의원은 19일 "YK스틸 인근에 2016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소음, 분진 등 민원이 잇따르면서 부산시가 YK스틸에 공장 이전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400여 개의 일자리와 7000억원에 달하는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지역의 향토기업이 고충을 겪고 있는데 단순히 이전만을 권유하는 시가 상식적이지 않다"며 시 담당부서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선 지역의 고용, 물가, 산업, 교육 등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원숙경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부산의 인구소멸은 저출산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와 청년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YK스틸 본사 이전 문제만 봐도 아파트 건립보다 일할 수 있는 장소가 우선 보장이 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산력을 가지는 도시는 인구가 몰리게 된다"며 "부산의 젊은이들이 정착하고 다른 지역 젊은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기업체를 부산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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