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시신이 연달아…섬뜩한 경인아라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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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1교서 50대 男 주검, 같은 날 오후 10대 男 시신
“듣기만 해도 섬뜩한 일이 왜 자꾸 아라뱃길에서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경인아라뱃길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는 등 섬뜩하고 엽기적인 사건#x2027;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2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추석 당일이었던 지난 17일 오전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굴포천1교 물가에서 50대 남성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머리가 없는 상태였다. A씨의 나머지 신체 부위는 나흘 뒤인 21일 근처 아라뱃길 수로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감시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A씨가 혼자 다리 위를 서성인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신체가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씨의 신체 일부가 발견된 21일 오후 2시쯤 인천 서구 아라뱃길 수로에서는 10대 남학생의 시신도 발견됐다. 같은 날 시신 2구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10대의 시신은 별다른 외상은 없었고 물에 떠 있었다”고 했다.
아라뱃길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찰에 따르면, 2021~2023년 3년간 발견된 시신은 총 15구였다. 올해는 최근까지 10구가 나왔다.
2016년 6월에는 아라뱃길 목상교 인근 물 위에서 50대 남성 B씨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 시신도 머리가 없었다. 경찰은 당시 등산복 차림의 시신에서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발견해 B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의 시신에서 목을 매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나타나는 목뼈 부러짐 현상과 밧줄에 쓸린 흔적 등을 확인했다. B씨의 등과 허리에서는 수면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피하 출혈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B씨가 밧줄에 목을 매고 몸을 던질 때 충격 등으로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2020년 5~6월엔 아라뱃길 목상교와 다남교 사이에서 다리 등이 훼손된 시신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아라뱃길 근처 계양산 중턱에서는 두개골이 나왔다. 국과수 감정 결과, 훼손된 시신들은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파악됐다. 국과수가 30~4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얼굴을 복원했지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2조2400억원을 들여 2012년 5월 개통한 국내 첫 내륙 운하다. 길이 18㎞, 폭 80m, 깊이 6.3m 규모로 서해와 한강을 연결한다. 2021년 506만2000명이었던 방문객은 지난해 324만3000명으로 줄었다.
아라뱃길에서 잇따라 시신이 발견되는 이유에 대해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아라뱃길은 일반적인 도시 지역과 달리 밤이 되면 인적이 극히 드물고 찾아가기도 어렵다”며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자살이나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카메라와 가로등을 더 확충하고 서울 한강처럼 난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의 다리 15곳 중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안전 난간이 설치된 다리는 3곳에 불과하다. 국책 사업으로 거액을 들여 조성한 아라뱃길이 수로나 관광명소로 활성화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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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현준 기자 golhj@chosun.com
경인아라뱃길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는 등 섬뜩하고 엽기적인 사건#x2027;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2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추석 당일이었던 지난 17일 오전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굴포천1교 물가에서 50대 남성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머리가 없는 상태였다. A씨의 나머지 신체 부위는 나흘 뒤인 21일 근처 아라뱃길 수로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감시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A씨가 혼자 다리 위를 서성인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신체가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씨의 신체 일부가 발견된 21일 오후 2시쯤 인천 서구 아라뱃길 수로에서는 10대 남학생의 시신도 발견됐다. 같은 날 시신 2구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10대의 시신은 별다른 외상은 없었고 물에 떠 있었다”고 했다.
그래픽=김하경
2016년 6월에는 아라뱃길 목상교 인근 물 위에서 50대 남성 B씨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 시신도 머리가 없었다. 경찰은 당시 등산복 차림의 시신에서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발견해 B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의 시신에서 목을 매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나타나는 목뼈 부러짐 현상과 밧줄에 쓸린 흔적 등을 확인했다. B씨의 등과 허리에서는 수면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피하 출혈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B씨가 밧줄에 목을 매고 몸을 던질 때 충격 등으로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2020년 5~6월엔 아라뱃길 목상교와 다남교 사이에서 다리 등이 훼손된 시신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아라뱃길 근처 계양산 중턱에서는 두개골이 나왔다. 국과수 감정 결과, 훼손된 시신들은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파악됐다. 국과수가 30~4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얼굴을 복원했지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2조2400억원을 들여 2012년 5월 개통한 국내 첫 내륙 운하다. 길이 18㎞, 폭 80m, 깊이 6.3m 규모로 서해와 한강을 연결한다. 2021년 506만2000명이었던 방문객은 지난해 324만3000명으로 줄었다.
아라뱃길에서 잇따라 시신이 발견되는 이유에 대해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아라뱃길은 일반적인 도시 지역과 달리 밤이 되면 인적이 극히 드물고 찾아가기도 어렵다”며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자살이나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카메라와 가로등을 더 확충하고 서울 한강처럼 난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의 다리 15곳 중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안전 난간이 설치된 다리는 3곳에 불과하다. 국책 사업으로 거액을 들여 조성한 아라뱃길이 수로나 관광명소로 활성화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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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현준 기자 gol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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