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휠체어 승객을 대하는 109번 버스 기사의 품격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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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웅’에 제보 사진 한장이 도착합니다. 서울의 한 중학생이 보낸 건데 휴대폰으로 찍은 여성의 뒷모습과 함께 이런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버스 기사님을 칭찬해주세요.”
“대단한 이 기사님 좀 칭찬해주세요”
“승객 여러분 죄송합니다. 휠체어 승객이 계시기 때문에 잠시 지체되더라도 양해를 구합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오후 4시쯤. 서울 강북구를 지나던 109번 시내버스에 기사님의 안내 멘트가 울려퍼집니다. 이어 삼양사거리 정류장으로 다가간 버스는 전진했다가 후진하기를 몇번. 휠체어 승객이 기다리는 인도 바로 앞에 멈춰섭니다.
김문걸 영신여객 109번 버스 기사
“휠체어 타신 분이 이걸 타실 건지 의사를 손짓을 해보니까 타시겠다, 그래서 각이 안 나와가지고 좀 앞으로 진행했다가 후진을 해서 인도에 바짝 붙여가지고...”
수동 리프트를 꺼낸 뒤 휠체어를 밀어 안전하게 승차를 도운 기사님. 그 사이 앉아있던 승객은 재빠르게 일어나 자리를 비워주고, 기사님은 의자를 접어 휠체어 공간을 마련하더니, 다시 운전석으로 달려가 버스를 출발시킵니다. 어느 한 군데 막힘 없는 빠르고 매끄러운 일처리입니다.
기사님이 이렇게 서두른데는 사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휠체어 승객은 앞선 버스가 고장 나 승객들이 뒤차로 옮겨타면서 한여름 찜통더위 속에 혼자 정류장에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뒤따라온 버스가 저상버스가 아니어서 탈 수가 없었거든요.
김문걸 영신여객 109번 버스 기사
“휠체어는 계단이 있는 고상버스를 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상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고, 이분 같은 경우 한 10여 분 정도 더 기다렸었다고 봐야 되겠죠”
그렇게 다시 운전대를 잡고 출발하면서 승객에게 목적지를 물어봤는데, 하차할 곳이 중앙차로의 좁은 정류장이었어요. 기사님은 휠체어 승객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고는 다른 승객들이 모두 하차한 뒤 휠체어 리프트를 꺼내 하차를 도왔습니다. 하차를 확인하고 다시 운전대를 잡은 기사님, 이번엔 버스 안 승객들에게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사과를 합니다.
그 사과를 들은 사람 중에는 버스에 타고 있던 길음중학교 2학년 김모 군이 있었습니다. ‘작은영웅’에 사진을 보내 사연을 제보한 주인공입니다. 현장을 목격한 김군은 이 모든 걸 매끄럽고 빠르게 처리하는 기사님이 너무 대단해보였다고 합니다.
김모군 길음중학교 2학년
“기사님이 막 지체돼서 죄송하다고 말씀하긴 했는데 너무 빨리 태우고 다시 출발하셔서 지체된 건 잘 못 느꼈어요. 그래서 더 불평한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아요 02:24 날씨도 더웠는데 빠르게 움직여서 일을 처리한 게 대단했어요 ”
근데요, 109번 버스 기사님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훌륭하게 처리하고도 왜 자꾸 죄송하다고 했을까요?
김문걸 영신여객 109번 버스 기사
“30년 동안 일하면서 휠체어 기사님승객들이 승차하시게 되면 일반 승객분들이 조금 짜증... 러시아워 시간대를 이용을 기피하는 그런 문제도 야기되고 있어요. 너무나 안타깝죠. 그게. 승객분들한테 양해를 구하는 게 가장 우선이에요. 그래야 기분이 조금 안 좋으시더라도 이해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되거든요”
교통약자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그렇게 “죄송하다” “감사하다”며 양해를 구했던 거군요.
김문걸 영신여객 109번 버스 기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서울시민이라면 전부 다 의식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해해 주시리라 믿어요” 기사님의 그 믿음,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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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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