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침수구역 경고했는데 공사 강행…혈세 21억 싹 쓸려나갔다 > 사회기사 | society

충남 금산군이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경고에도 상습침수구역에 혈세 21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준공 2주 만에 집중호우로 유실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금산군 측에 파크골프장 공사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황이다.

18일 금산군에 따르면 금산군은 지난 6월말 21억 8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군내 봉황천변에 파크골프장을 확장 조성했다.

하지만 해당 파크골프장은 단 한차례도 사용하지 못하고 준공 후 2주 만인 지난 10일 내린 집중호우로 대부분 유실됐다.


파크골프장이 조성된 지역은 침수 피해가 수시로 발생했던 상습침수구역이었다. 따라서 금산군이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을 때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예산낭비라며 반발했었다. 지역 언론도 침수 피해를 우려하는 내용의 보도를 여러 차례 했었다.

금산군은 이 같은 반대 여론을 의식해 한때 대체부지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결국 대안을 찾지 못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혈세 21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유실된 것과 관련 사업을 강행한 금산군 관계자들을 형사고발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박범인 금산군수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파크골프장 신축장소를 결정한 최종 결정권자인 군수로서 전적인 책임을 지고 가겠다”고 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비가 오면 침수피해가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면서도 “다만 올해처럼 비가 많이 내려 큰 피해가 발생할지는 몰랐다”고 했다.

관계자는 “마땅한 부지를 찾을 수 없어 다른 시군도 하천변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희가 침수를 대비해 여러 가지 조치를 했는데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이번에 유실된 파크골프장을 복구할 것이라며 “예산은 따로 투입되지 않는다. 금산군 파크골프협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복구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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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기자 mi737@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