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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영정사진 슬퍼" 폭우 뚫고 故채상병 분향소 찾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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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9회 작성일 24-07-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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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예비역연대, 채상병 순직 1주기 분향소 설치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오는 19일까지 운영 시민들 "참담·답답…1년 지났는데 책임 아무도 안 져"

17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설치된 고故 채상병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시민이 헌화 후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속 얼굴이 그냥 아기더라고요. 아기. 제 아들도 군대에 가 있는데 제가 그 입장채상병 어머니이라면 얼마나 슬플까 이입이 돼요."

17일 서울 중구에 마련된 고故 채상병 순직 1주기 추모 분향소를 찾은 시민 A씨는 헌화대에 국화꽃을 내려놓는 중에도 채상병의 영정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A씨는 함께 온 남편과 나란히 서서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고故 채상병 순직 1주기를 맞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된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흘렀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채상병 순직 1주기를 맞아 서울 청계광장에 추모 분향소를 마련했다.

분향소가 마련된 첫날인 이날 서울에는 올해 첫 긴급호우재난문자 발송됐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은 빗줄기가 굵어지자 "하늘도 슬퍼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시민 추모객이 찾아오면 눈시울이 붉어진 채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회원들은 오전 11시쯤 채상병 영정 앞에 서서 경례 후 국화꽃을 헌화했다.

궂은 날씨를 뚫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도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분향소 인근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50대 이모씨는 분향소 천막을 보며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답답하고 참담한 마음이 세월호 참사 때 같다"며 "1년 동안 채상병 사건과 관련된 소식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가 상식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채상병의 영정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 박승복59씨는 "제가 믿고 있는 신에게 젊은 친구들의 꿈과 희망이 다시는 좌절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며 "일부 정치인들이 젊은 해병의 죽음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

최근 경찰이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발표한 수사 결과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8일 해병대 1사단 7여단장 등 현장 지휘관과 간부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핵심 책임자로 지목돼왔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분향소를 찾은 직장인 50대 김모씨는 "수색을 지시한 임 전 사단장이 송치 대상에서 빠진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1년이 지났는데도 책임져야 될 사람이 책임지지 않아 엄청난 분노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B씨도 "임 전 사단장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생각하고 과실치사의 핵심 책임자라고 본다"며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한 것 같지 않아서 하루 빨리 특검을 통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계광장 소라탑 바로 앞에 마련된 분향소는 오는 19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서울시는 3일간 공간 사용료를 공익적 목적을 이유로 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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