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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내 인생에"…빛이 된 할머니와 카페 사장님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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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1회 작성일 24-09-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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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1일 몽글터뷰는 40년생 할머니와 92년생 카페 사장의 이야기입니다. 일면식도 없던 이들이 7개월 동안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는데요.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을 이상엽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덕자/할머니 손님 : 바다 끝까지 한번 걸어가고 싶어 꿈이야]


[사라/카페 사장 :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84살 할머니와 32살 아가씨 어떻게 만났을까요?

7개월 전 어느 날 제주 서귀포의 한 카페.

사라 씨는 할머니를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사라/카페 사장 : 어떤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혼자 이렇게 들어오시면서 이제 죽을 때가 다 됐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어디서 오셨고 식사는 하셨을까?]

집에 홀로 사는 할머니를 매일 모시고 왔습니다.

지금까지 카페에서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사라/카페 사장 : 오늘은 아침에 식사하셨어요? 이렇게 여쭤보면 몰라 기억 안 해 하세요. 김치수제비 돈까스 불고기덮밥 할머니가 비빔밥을 잘 드시더라고요. 입맛 없을 때 양푼이에 막 비벼서]

그냥 할머니를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사라/카페 사장 : 할머니가 갑자기 죽고 싶으면 말해 같이 죽어줄게 하는 거예요. 그게 그러니까 네가 힘들면 내가 같이 힘들어줄게라고 들렸거든요. 그래서 눈물이 그렁그렁했죠.]

[덕자/할머니 손님 : {이곳을 어떻게 아셨어요? }내 인생, 조금 쉬었다 가자 하고 여기 들어왔는데 저 아가씨가 처음에 막 쫓아서 나오더니 앉으세요 하면서 친절하게 하더라고]

처음 할머니는 매일 집에서 카페까지 2시간을 걸었습니다.

바다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덕자/할머니 : {물과 하늘이 맞닿은 지점 수평선을 볼 때 어떤 기분이 드세요?} 손님 내가 물에 잠겨있는 기분도 들고 저 바다를 신나게 뛸 때도 있어.]

눈에 바다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었습니다.

[덕자/할머니 손님 : {기억을 잃는 것에 대해서 조금 두렵거나 무서우세요? } 내가 그냥 기억나면 기억나는 대로 이걸 생각하려고 애쓰고 노력하지 않고 세상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어. 내가 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편안하고 내가 불안해서 요동을 치면 그건 불행한 일이야. {할머니 그럼 가장 행복한 순간은요?} 나는 혼자서 참 오래 살았어 집 안에 있으면 모든 게 다 죽은 거고 바깥에 나오면 산 거고 지금 행복해요. 저런 아가씨가 그냥 좋아해 주니까. {할머니의 꿈은 뭐예요?} 바다 끝까지 한번 걸어가고 싶어. 한없이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어떨 때는 배를 타고 가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배 타고 가기도 쉽지 않더라고]

할머니의 꿈. 사라 씨는 그 꿈을 배에 실었습니다.

이윽고 바다로 향했습니다.

[사라/카페 사장 : 할머니 건강하시고요 내일도 만나요. 오래오래 밥 친구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상디자인 이정회 황수비]

이상엽 기자 lee.sangyeop@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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