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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 터진 임신부 응급실 75곳서 거부…연휴 곳곳 응급의료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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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09-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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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진료 파행 어쩌나?


추석 연휴 기간 양수가 터진 임신부가 병원 75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하는 등 응급·중증 환자 중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다만 응급의료 공백으로 인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정부는 “일부 우려처럼 의료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응급실 의료 공백 이어진 연휴 기간


보건복지부와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4일 충북 청주시에선 오전 11시 25분경 “임신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는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충북을 시작으로 서울 인천 경기는 물론 영호남 및 제주 지역까지 모두 75곳에 이송을 요청했지만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거부당했다. 결국 임신부는 신고 접수 6시간 만인 오후 5시 32분경에야 청주 시내의 한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응급의료 브리핑에서 해당 사례에 대해 “25주 이내 조기 분만은 고위험 분만에 해당하는 시술”이라며 “전국적으로 진료 및 신생아 보호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산모와 태아 모두 안정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15일에는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문틈에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광주 시내 응급실 4곳에 연락했으나 받아주는 곳이 없어 약 90km 떨어진 전북 전주시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에서 손가락 접합 수술이 가능한 곳은 전남대병원, 대중병원 등 두 곳이며 전국적으로도 10여 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16일 오후 1시 31분경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에선 가족과 말다툼하던 60대 남성이 자해해 복부에 30㎝가량 자상을 입었다. 119구급대는 병원 16곳에서 거절당한 끝에 사고발생 후 3시간 넘게 지난 오후 4시 42분경에야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이 남성은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17일에는 대동맥 파열 환자가 인근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헬기로 이송되기도 했다.

정부 “응급실 환자 20% 줄어 혼란 없었다”

정부는 응급의료 공백에도 불구하고 연휴 기간 응급실 내원 환자가 20% 이상 줄어 큰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우려처럼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장관도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추석 연휴 응급의료 고비를 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하루 평균 2만 7505명으로 지난해 추석3만 9911명에 비해 약 31%, 올해 설3만 6996명에 비해 약 26% 감소했다. 특히 응급실을 방문한 경증 환자는 하루 평균 1만6157명으로 지난해 추석2만6003보다 38%나 줄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증 환자가 응급실 이용을 자제한 덕분에 응급의료 현장이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 난동이나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진료를 거부할 경우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응급의료법상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 지침 안내’ 공문을 전국 17개 시도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에 보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응급의료 종사자는 업무 중 응급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진료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이번 지침에서 △인력·시설 등의 미비 △환자·보호자의 폭행, 협박 또는 장비 손상 등도 정당한 사유로 인정돼 면책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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