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진 생기다 심해지면 사망도…일본·미국 이어 국내도 난리난 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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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감시 전환 영향도
일본과 미국에서 성 매개 감염병인 매독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감염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이 환자 발생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전수감시 체계를 강화하면서 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추석 연휴 등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매독 감염 환자 수는 1881명으로 집계됐다. 병기별로 보면, 조기 잠복 매독인 환자가 838명이었고, 1기 환자 679명, 2기 316명, 3기 39명 등이었다. 선천성 환자도 9명이었다.
매독 감염 환자의 손. [이미지출처=FNN 캡처]
이는 지난해 일 년간 전체 매독 환자 수 416명의 4.5배에 달한다. 국내 매독 환자 수는 2020년 330명, 2021년 339명, 2022년 401명으로 증가해 왔다.
질병청은 매독이 2011~2019년에는 전수감시 대상이었다가 2020~2023년 표본감시로 바뀌었고, 올해부터 다시 전수감시로 바뀐 만큼 통계를 단순 비교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566개 기관에서 1기, 2기, 선천성 매독 환자 발생만을 신고했지만, 올해 1월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되면서부터는 전국 모든 의료기관에서 3기 매독, 조기 잠복 매독까지 신고하도록 강화됐기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매독이 올해와 같은 방식의 전수감시 대상이었던 2019년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동일 신고항목으로 비교했을 때 환자 수는 약 10% 감소했다"고 말했다.
매독은 매독균에 감염돼 나타나는데, 주로 성접촉으로 감염되지만 다른 성병과는 달리 혈액으로도 침투할 수 있다. 감염 후 1개월 정도 지나면 감염 부위에 발진이 생기고 매독균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손바닥과 발바닥 등에도 발진이 생긴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매독균이 체내에 잠복하다가 수년 뒤 심장과 신경 등에 이상을 초래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임산부로부터 태아로 수직 감염된 경우엔 아기가 선천성 매독에 걸린 채 태어날 수 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올해부터 매독이 다시 전수감시 대상이 된 건 장기간 전파될 수 있는 감염병인데다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이웃 나라 일본에서 매독 감염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점도 고려됐다.
일본의 매독 감염자 수는 2013년 1000명을 넘어선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 2016년 4000명대, 2017년 5000명대에 접어들었고, 2022년에는 1만3228명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도 매독 유행이 심각한 상황이다. 2022년 미국의 매독 감염자 수는 20만7255명으로, 최근 70년 이래 최악의 수준이었다. 지난 2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라 바크먼 박사는 "보건 당국의 자원이 코로나19, 엠폭스 등 공중보건 비상사태들에 몰려 상대적으로 예산 지원이 줄어들면서 성병 피해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매독의 추가 전파 차단을 위해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질병청은 매독과 관련해 현재까지 성 매개 감염병 예산 내에서 역학조사를 위한 여비 일부만 지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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