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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도시라니…밀양 떠야 하나요" 애꿎은 시민들 색안경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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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4-06-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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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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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의 한 식당에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가 근무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식당이 문을 닫고 철거하기 전 모습. /사진=뉴스1
최근 유튜버들이 2004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인적사항과 근황을 공개하면서 해당 사건이 20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밀양 성폭행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자칫 무고한 밀양시민 전체에 색안경이 끼워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밀양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서울에서 진학했다는 A씨는 최근 직장 문제로 밀양에 내려와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당초 직장이 서울이었는데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 아내와 아이까지 온 가족이 밀양으로 이사온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밀양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출장 갔다가 KTX 밀양역에서 내리는데 기차 안에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며 "아이들 학교 이름도 다 밀양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대학가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 밀양 이름만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밀양시장은 대체 뭐하는지 아무런 대응이 없다"며 "차라리 철저하게 가해자 신상이 까발려지고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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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를 비난하는 누리꾼들과 이 같은 상황을 답답해하는 밀양시민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사진=밀양시청 홈페이지 캡처
밀양시청 자유게시판에도 과거 밀양 경찰 등 공권력의 부실대응을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돼 있다.

사건 발생 당시 밀양시민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감쌌고, 경찰 등 공권력까지도 피해자의 신원을 노출시키고 막말을 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점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머니가 1986~88년 밀양 태생이라고 결혼 반대해서 깼는데 너무 잘한 것 같다", "당시 가해자 부모는 물론, 밀양 전체가 가해자를 감쌌기 때문에 밀양은 믿고 거른다"는 식의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사건을 재부각시킨 유튜버들은 피해자가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밝히고, 엉뚱하게 가해자로 지목됐던 이들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상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사건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밀양 주민들은 과거 2016년 전남 신안군 흑산도 여교사 집단성폭행 사건 이후 신안 전체에 대한 색안경이 끼워진 것처럼, 이번 사건으로 밀양도 성폭행 도시라는 오명을 쓸까 걱정하고 있다.

한 시민은 밀양시청 게시판에 "밀양 지역과 범죄 사건을 부디 따로 봐달라"면서 "전국 성범죄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 서울이지만 그 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성범죄자로 낙인찍지는 않는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또 해당 사건에서 밀양이라는 지역명을 빼고 사건 자체만 봐달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밀양 시민들에 이사가라는 조언을 남기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금전적으로 도움을 못 드리지만 보금자리를 바꾸시는 게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다. 제 주변에도 밀양 출신 80년대 중반 태생들은 검증 비슷하게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다"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얼른 이사가라", "밀양이라는 단어에 혐오가 생길 지경", "부산행 KTX 타고 밀양 지나가는데 아, 여기가 거기구나 싶더라. 평생 밀양하면 성폭행 사건만 생각날 듯", "하루 빨리 밀양을 벗어나라", "요새 초등생들도 너 밀양사람이냐 하면서 놀린다더라. 도시 이름을 바꿔야 할듯"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다른 누리꾼 역시 "저도 타 지역에서 나고 자랐는데 결혼하고 나서 생활 터전을 밀양으로 잡아서 생각이 너무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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