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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역귀성까지…"추석에도 새벽 2시까지 공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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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24-09-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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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58,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추석 연휴 풍경... "의대 특강은 조기 마감"

[강혜원·이세영, 김서현 기자]

대치동 역귀성까지…
▲ 대치동 A 학원 1층의 모습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 강혜원 김서현 이세영

"이번 추석 연휴가 너무 길어서, 평소처럼 안 하면 시간 다 버려요."


추석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최대 규모의 A 학원. 쉼은 없었다. 이른 낮 시간대였지만 추석 연휴 동안 진행되는 일타강사의 특강을 듣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커다란 백팩을 등에 멘 채 학원으로 향했다.

A 학원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원이 정상 운영을 하는 탓에 주변 식당과 카페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학원 점심시간과 맞물리며 밥을 먹으려면 40분을 기다려야 했고,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하는 데에도 10m 줄서기는 기본이었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강의실로 복귀하려는 학생들이 몰려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익숙하다는 듯, 묵묵히 한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해당 학원 입학처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담사들은 빠짐없이 자리를 지켰고, 추석 특강과 관련한 문의 전화가 끝없이 걸려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추석 기간, 대치동 학원의 시계는 똑같이 돌아가고 있었다.

▲ 대치동 학원가에 위치한 식당 앞 점심을 먹기 위해 명단을 작성하고 대기하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 강혜원 김서현 이세영

"추석 당일에도 밤늦게까지 공부할 것 같아요."

아침 9시부터 대치동을 찾았다는 두 명의 고3 학생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추석특강 일정은 수업마다 다르지만, 사실상 강제로 규정되어 있는 자습을 마치려면 추석 당일에도 밤 10시까지 학원에 남아야 한다고. 재수생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이공계 학과를 희망한다는 재수생 B씨 또한 추석 당일에도 평소와 같은 공부량을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연휴 기간이라 유독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음을 보였다.

수능을 앞둔 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C양17, 대치동은 "중간고사가 머지 않았다"며 친구와 함께 스터디 카페에서 추석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치역 인근 카페에서 문제집을 풀고 있는 학생들 대치동 인근 카페에서 문제집을 푸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강혜원 김서현 이세영

의대 경쟁, 중2에서 고3까지 전 학년 현상

이곳에서도, 의대 증원 소식은 화제다. "의대 관련 특강은 조기 마감된 경우도 있어요. 못 듣는 친구들도 많아요." 16일 대치동의 한 대형 학원 앞에서 만난 재수생 D씨는 말했다. 대학 자퇴 후 이곳에서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그는 자신과 같은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은 2025학년도 수시모집 마지막 날이었다. 집계된 의과대학 전체 지원 인원이 모집 정원의 18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SKY 의대 경쟁률 상승이 두드러진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모두 경쟁률이 증가했으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고려대의 경우 약 13대 1이던 전년 수치가 올해 20대 1 이상으로 치솟았다.

의대 선호 현상은 비단 고3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치동의 한 중등 의대관 강의실 앞에서 어머니의 픽업을 기다리던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만났다. 고려대 출신 어머니를 따라 고려대 의대를 지망한다는 그는 추석 당일에도 특강을 수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에도 평소와 똑같이 새벽 2시까지 공부해요. 자정까지 공부하는 건 기본이고요. 주위 친구들도 모두 당연하게 생각해요."

그는 말을 이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더 잘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하는 거예요."

대치동 역귀성을 택한 사람들

평소와 다름없이 대치동 생활을 하는 수도권 학생들과 달리, 추석 때 바빠지는 이들도 있다. 지방에서 대치동 학원을 찾는 이들이다. 16일 오후 4시경 은마 아파트 입구 사거리.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자녀들을 데리러 온 픽업 차량과 함께 학원 건물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중년 여성들이 보였다. "전라도에서 왔어요." 익명을 요구한 E씨는 고3 자녀의 어머니로, "얼굴만 보러 잠깐 왔다"고 말했다. 그의 자녀는 19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특강을 듣기 위해 홀로 인근 호텔에서 투숙 중이다.

경북 구미에서 왔다는 F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추석이라 시간이 나서 면접 대비하러 왔어요. 대치동이 아무래도 제일 유명하니까." F씨의 고3 자녀 또한 인근 호텔에서 체류하고 있다. 대치동 학생을 타깃으로 한 S호스텔 관계자는 "주말에도 부모님 동의서를 받고 체류하는 학생들이 많다. 전국에서 온다"고 말했다.

오후 10시경이 되자 학원이 끝난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학원 앞 도로는 자녀를 데리러 나온 차량들이 두 블록에 걸쳐 줄지어 정차되어 있었다. 은마파출소 앞에서 줄지어 있던 학생들이 개포동까지 가는 143번 버스에 올라탔다. "내일 보자!" 버스에 타기 전 한 남학생이 같이 있던 친구에게 손을 흔들었다. 대치동의 시계는 내일도 오늘처럼 변함없이 움직일 예정이다.

▲ 밤 10시,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 밤 10시가 넘으면 대치동 학원 앞은 복잡해진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부모님 픽업 차량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 강혜원 김서현 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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